제1122화

"응, 괜찮아. 곧 나갈게." 연설은 마음이 매우 불안했지만 혼란스러운 생각을 잠시 억누르고 문을 열어 휠체어를 밀고 방을 나갔다. 은수는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지 않았는데 그녀를 여기에 데려다준 다음 돌아간 게 분명했다. 연설은 저도 모르게 속으로 생각했다. ‘만약 안에 있는 사람이 차수현이었다면, 그의 태도는 완전히 달랐겠지?’ 그러나 이런 일은 결국 의미 없는 환상에 지나지 않았고, 연설도 잠시 이런 생각을 한 다음 평소의 냉정함을 되찾았다. 식탁에 돌아오자, 짜증나는 두 꼬마가 이미 없어진 것을 보고 연설은 한숨을 돌리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은수와 최근에 일어난 회사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방안에서. 유담과 유민은 작은 두 머리를 맞대고 한참 동안 토론한 끝에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유담은 침대 밑에서 예전에 미자가 그들에게 사준 드론을 찾았다. 이 두 녀석을 기쁘게 하기 위해 온가네는 정말 갖은 방법을 다 썼다. 아무리 비싸고 구하기 힘든 물건이라도 유담과 유민에게 주는 거라면 돈을 물처럼 쓰듯이 그들에게 사주곤 했다. 하지만 두 녀석은 이런 금전의 유혹에 저항하기 위해 궁금하지만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 나중에 기필코 온가를 떠나 엄마의 곁으로 돌아가야 했기에 온가의 물건을 너무 많이 가져가면 그때 가서 몸을 빼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비교적 특수했기에 이런 것들을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유담은 한쪽에 앉아 설명서를 보고 연구해보다 즉시 드론을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런 전자제품은 녀석에게 있어 아주 식은 죽 먹기라서 몇 분만 만지작거리면 바로 어떻게 쓰는 지 알 수 있었다. 다른 한편, 유민은 커다란 종이를 꺼내 드론의 크기를 비추며 두 사람이 전에 상의한 대책에 따라 커다란 거미 한 마리를 그렸다. 유민의 컴퓨터에 대한 재질에 비해 유민은 예술적인 것을 더 좋아했다. 평소 학교에서 그의 그림은 선생님의 칭찬을 자주 받았다.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유민은 아주 생동감 있는 검은 거미 하나를 그렸고, 얼핏 보면 무척 끔찍했다. 그림을 그린 뒤 유민과 유담은 그 거미를 드론에 붙인 다음 또 꼼꼼히 고정한 뒤 효과를 보았고, 두 꼬마는 모두 흡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럼 됐어. 잠시 후에 그 여자는 반드시 ‘정체’를 드러낼 거야." 유담의 눈동자는 약간 차가웠다. 연설이 불구로 가장하여 동정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그들은 어떻게 그녀의 뜻대로 되게 내버려둘 수 있을까? 두 녀석은 조용히 밖으로 나갔는데, 집에 손님이 있기 때문에 이쪽에서는 아무도 그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유민은 휴대전화를 들고 식탁 위치로 이동해 유담에게 위치를 알렸고, 유담은 드론을 조종하며 천장을 몇 바퀴 돈 뒤에야 식탁을 향해 날아가게 했다. 연설은 미자와 함께 한담을 나누고 있었는데, 비록 열심히 화제를 은수에게 돌려 그더러 몇 마디 더 하게 하려고 했지만 남자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고, 마음이 전혀 여기에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던 연설은 은수가 다시 주의력을 자신에게 집중하게 하려고 재활에 대해 더 말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눈앞에 검은 무언가가 나타나더니, 거대하기 짝이 없는 검은색 "거미" 한 마리가 갑자기 떨어졌고, 곧 자신의 몸으로 뛰어오를 것 같았다. 연설은 비명을 지르더니 미친 듯이 휠체어에서 뛰어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