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9화
수현이 긴장한 것을 보고 은수의 미소는 더욱 깊어졌다.
"나한테서 소식을 얻으려면, 날 위해 뭔가를 해야 하지 않겠어?"
수현은 멍하니 있다가 어이없어 하며 앞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는 대체 얼마나 지루하길래 몇 마디의 말을 하는 것조차 자신과 거래해야 하는 것일까?
은수가 얼마나 교활한 사람인지에 대해 그녀는 지금 깊이 깨달았다.
"뭘 원하는 거죠?"
수현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욕을 하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이 남자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듣고 다시 이야기하려고 했다.
"배가 좀 고프니까 가서 뭐 좀 해줘."
본가에서 비록 밥을 먹었지만 중간에 많은 일이 일어났기 때문에 은수도 사실 별로 먹지 못했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은 정말 배가 고팠다.
수현은 은수를 힐끗 쳐다보았다. 이 남자는 방금 연설과 밥을 먹으러 갔는데 배불리 먹지 못했단 말인가?
연설이 너무 예뻐서 그녀의 미색을 보면 배가 부른 것일까? 아니면 그도 사실 그녀와 밥을 먹기 싫었던 것일까?
수현은 잠시 멍을 때리다 또 자신의 생각에 어이가 없었다. 지금 와서 이런 일들을 생각하면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이는 그녀와 전혀 관계가 없었다.
"그래요, 알았어요."
수현은 몸을 돌려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주방을 뒤져보니 식재료는 대부분 랍스터와 소고기 등이라 처리하기가 매우 번거로웠다.
수현도 그렇게 큰 힘을 들이고 싶지 않아 야채와 라면 한 봉지를 꺼냈다.
어차피 야식일 뿐이니 은수도 그렇게 까다롭게 굴지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수현은 물을 끓여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도 좀 배가 고픈 거 같아 수현은 두 사람의 몫을 했고, 야채 외에 그녀는 자신의 그릇에 계란 프라이를 숨겼다. 은수에 대해서는…... 그 남자는 그녀가 만든 계란 프라이를 먹을 자격이 없었다.
다 끓인 후, 수현은 라면을 쟁반 위에 올려 놓은 다음 위층으로 올라갔고, 문을 열자 은수가 한가로이 거기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복잡한 거 만들지 않았어요. 너무 늦었으니 라면으로 좀 때워요."
은수는 수현이 만든 라면을 바라보았다. 비록 간단해 보이지만 면에 야채가 곁들여 간단하지만 일상적인 향기를 풍기고 있어 오히려 그의 식욕을 돋우었고 침을 삼키게 했다.
"그럼 그렇게 하지."
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중 큰 그릇을 가져와 사양하지 않고 먹기 시작했다.
수현은 그가 든 젓가락은 방금 그녀가 맛을 볼 때 쓴 거라고 말하려 했지만 생각하다 결국 말하지 않았다.
그들의 현재 관계로, 그렇게 말하면 단지 어색함을 더하는 것에 불과했다.
수현도 앉아서 조용히 그녀의 야식을 먹었다.
은수는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이런 평범한 음식을 먹어도 이때 남자의 자태는 여전히 매우 우아하여 조금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이 더할 나위 없이 간단한 라면을 먹으면서 은수는 뜻밖에도 맛있다고 느꼈다.
그러다 그는 수현을 바라보았고, 그제야 그녀의 그릇에 뜻밖에도 자신보다 계란 프라이가 더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남자는 갑자기 눈썹을 찌푸렸다.
"왜 당신은 계란 프라이가 있고, 난 없는 거지?"
수현은 멍해졌다. 그녀는 자신이 단지 그에게 해주고 싶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 당신이 저녁에 많이 먹어서 소화가 안 될까 봐 그랬어요."
"흥."
은수는 차갑게 웃으며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수현의 그릇에 있는 계란을 빼앗아 갔다.
수현은 어안이 벙벙해진 채 남자의 유치한 모습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러나 계란 하나를 위해 그와 다투는 것은 너무 창피했기에 수현은 더 이상 빼앗지 않고 오히려 입을 열었다.
"이제 말해도 되겠죠? 방금 말하려는 소식은 뭐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