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0화
차한명은 문득 수현이 특별히 자신을 불러온 이유가 골수 검사 시키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실패했으니 그도 헛걸음 한 게 아닌가?
이미 험한 생활을 하고 있는 차한명은 수현이 자신을 바로 쫓아낼까 봐 걱정되어 재빨리 입을 열었다.
"네가 물어보는 이상, 나도 솔직하게 말할게. 차수현, 넌 확실히 나의 친딸이 아니야. 그러나 만약 네가 너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나에게 10억을 줘, 내가 단서를 알려줄게."
수현은 한명의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면서 더할 나위 없이 역겨웠다.
"차한명, 당신 지금 무슨 허튼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난 엄마가 바람을 피울 사람이 아니라고 믿어요. 그때 틀림없이 당신이 무슨 짓 한 거 맞죠?"
수현에게 자신의 속셈이 들통난 그는 얼굴이 붉어졌다 하얘졌다 했다.
"너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단지 체면 때문에 말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너는 네 엄마와 다른 남자랑 낳은 아이니까 오늘 반드시 나에게 두둑한 돈을 주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 일을 공개해서 모든 사람들이 네 엄마가 바람피운 천한 년이라는 것을 알게 할 거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집어치워요!"
수현은 차한명이 자신의 엄마를 모욕하는 것을 듣자마자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 그녀의 엄마는 현모양처였으니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는가?
차한명 같은 사람은 만약 이 일이 혜정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절대로 지금까지 숨기지 않았을 것이고 전 세상에 소문을 퍼뜨릴 것이다.
유일한 가능성은 바로 차한명이 이 모든 일을 계획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이런 표현인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수현은 증오 외에 자신의 엄마가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혜정이 뜻밖에도 눈이 멀어 이런 남자에게 반할 줄이야.
"당신은 지금의 이 꼴로 무슨 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나가서 이런 말을 하면 믿어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당장 꺼져요!"
수현도 더 이상 차한명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직접 경호원을 불러 계속 소란을 피우려는 차한명을 내쫓았다.
차한명은 수현이 조금도 개의치 않고 바로 자신을 쫓아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하며 몸부림치면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
"차수현, 너 이 잡종! 너 천벌받게 될 거야. 네 아들이 이런 병에 걸린 것도 다 너와 네 엄마 같은 천한 년 때문이야. 너 기필코 그가 네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거야!"
수현은 안색이 싸늘해졌다. 단지 그를 쫓아내려고 했던 수현은 갑자기 화가 나더니 그에게 다가가 뺨을 세게 때렸다.
"입 닥쳐요, 여기가 어디라고 이렇게 행패를 부리는 거죠? 내가 여기서 당신을 사라지게 만들면, 누가 알 것 같아요? 죽기 싫으면 조용히 꺼져요!"
차한명은 수현의 눈에 비친 섬뜩한 한기를 보고, 문득 앞에 있는 사람이 더 이상 그가 제멋대로 휘두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의기소침하게 떠났다.
차한명이 떠난 후, 수현은 병실로 돌아왔다.
혜정은 병상 옆에서 유담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녀가 돌아오는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
"어때, 수현아, 그 사람의 골수는 유담이하고 맞는 거야?"
수현은 엄마의 관심 어린 눈빛에 코가 찡했지만 별다른 기색을 보이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평생 차한명이 한 그 말들을 숨길 것이다. 그녀의 친아버지가 누구든 온혜정은 그녀의 어머니였고 이것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 친아버지에 대해 말하자면, 어차피 그도 그녀의 생명에 나타난 적이 없었으니 수현도 찾을 생각이 없었다.
다만, 이렇게 되면 골수 이식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모두 찾았고, 유일하게 아직 찾지 못한 사람은 오직 은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