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화
“그 배성빈 말이야. 한가을 때문에 호수에 뛰어들었다면서?”
“이마까지 찢어졌다던데. 진짜 순정파이네.”
“열여덟이면 아직 애잖아. 사랑이 뭔지도 모르고 제일 충동적으로 굴 나이지. 조금만 크면 분명 후회할 거야.”
“그래도 한가을은 너무 냉정한 거 아니야? 저 정도면 마음이 흔들릴 법도 한데.”
“아마 자기 몸 막 쓰는 사람은 싫어하는가 보지.”
“배성빈 아직도 고열 때문에 의식이 없다더라.”
한가을은 병실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복도 끝에서 흘러나오는 사람들의 수군거림을 들었다.
자기 이야기가 섞여 있다는 것도, 그 대상이 누구인지도 금세 알아차렸지만 한가을은 더 듣지 않으려 애썼다.
그녀는 간단히 씻은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 시각, 다른 병실의 배성빈은 상황이 좋지 않았다.
고열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고 의식은 여전히 흐릿한 상태였다.
한밤중이 되자 그는 결국 환각까지 보기 시작했다.
눈앞에 전생의 한가을이 서 있었다.
붉게 충혈된 눈과 여기저기 찢긴 옷가지, 그리고 가슴 깊숙이 박힌 단검, 그 위로 뚝뚝 떨어지는 피...
“가을아!”
배성빈은 필사적으로 손을 뻗었지만 한가을이 손끝에 닿으려던 순간 그녀의 형상은 연기처럼 흩어졌다.
그가 눈을 번쩍 떴을 때 병실은 희미한 어둠에 잠겨 있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한참 동안 천장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가슴을 움켜쥔 채 중얼거렸다.
“가을아... 난 절대 포기 안 해.”
그날 이후 배성빈은 마치 그림자처럼 한가을의 주변을 맴돌았다.
한가을이 산책을 나서면 그는 어김없이 그 뒤를 쫓았고 그녀가 생전에 좋아하던 꽃이나 작은 선물들을 내밀었다.
그러나 결과는 늘 참담했다. 눈길 한 번 받지 못하거나, 그가 건넨 마음이 눈앞에서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럼에도 배성빈은 멈추지 않았다.
한가을이 병실 안에 있으면 그는 복도 문밖에 조용히 앉아 있기도 했다.
처음에는 간호사들이 나서서 그를 만류하고 돌려보냈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 모습마저 병동의 익숙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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