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화
안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정수아는 최예준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두 사람이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혜연은 마음속에서 치밀어오르는 슬픔을 억누르면서 시선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차에 올라탄 최예준은 고개 돌려 별장 쪽을 바라보며 아까와는 달리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이모, 아까 제가 너무 나빴죠? 말을 너무 심하게 했죠? 엄마가 저한테 아줌마한테 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고 했는데...”
후회하는 녀석의 표정과는 달리 정수아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준이는 하나도 안 나빠. 아까도 엄마가 빨리 집에 돌아오라고 연기한 거잖아. 안 그래?”
최예준은 별로 내키지 않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오늘 엄마랑 통화했지만 무엇 때문인지 좀처럼 기분이 좋아지지 않았다.
정수아는 녀석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 엄마가 돌아오면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하면 돼. 엄마가 예준이를 사랑하면 분명 용서해줄 거야.”
최예준은 그제야 안도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저를 사랑해서 분명 저를 이해해주시고 사랑해주실 거예요.”
정수아가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 된 거지.”
이 둘은 시내로 향했고, 최예준은 금세 아까 있었던 일을 잊어버렸다.
경찰서.
정서연은 몰아붙이는 남자를 보며 머리가 지끈거려 미간을 찌푸렸다.
“신호등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액셀을 밟고 들이받았다니까요? 제 차가 얼마나 비싼지 딱 봐도 알겠죠?”
서른 초반으로 보이는 이 남자는 말할 때 입에서 마늘 냄새가 진동했다.
그와 함께 타고 있던 사람은 다름 아닌 지난번 정서연과 불쾌하게 헤어진 이유현이었다.
이유현은 그 남자 옆에 서서 정서연을 노려보고 있었다.
“서연아, 사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는 일을 굳이 경찰서까지 와야겠어?”
그는 내내 말이 없다가 여기까지 와서야 이런 말을 꺼냈다.
정서연이 담담하게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경찰분이 하라는 대로 해.”
“넌 어릴 때부터 그렇게 고집이 셌어. 지금 내가 여기 있는데도 꼭 소송을 당해야 시원하겠어?”
“내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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