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그 말에 엘리베이터 전체가 고요해졌다.
넓은 엘리베이터 안, 네 사람은 각기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서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정수아가 분위기를 완화하려는 듯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꺼냈다.
“재현 오빠, 그렇게 말하면 안 돼. 예준이는 언니가 낳은 아이야, 언니가 이혼을 고집한다 해도 엄마라는 신분을 빼앗으면 안 돼.”
겉으로는 정서연을 위한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고집을 강조하는 발언이었다.
최재현의 눈빛이 확실히 어두워졌다.
“본인이 엄마 노릇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을지도.”
단 몇 마디로 모든 잘못을 정서연에게 전가하는 모습에 정서연이 참다못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최예준의 엄마인지 아닌지는 당신이 결정할 일이 아니야. 하지만 여기 스스로 엄마 노릇 하려는 사람이 있으니 마음대로 해.”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정서연은 비아냥 가득한 말을 남긴 채 두 사람을 눈여겨보지도 않고 바로 나갔다.
멍하니 서 있던 정수아는 발을 동동 구르며 억울해했다.
“언니, 말을 왜 그렇게 하는 거야! 예준이 돌보지도 않으면서 내가 돌보는 건 안 된다는 거야?”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히자 최재현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말했다.
“신경 쓰지 마.”
위로도 받지 못한 정수아는 이를 악물었지만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에 반사된 최재현의 얼굴은 아주 냉랭했다.
지금 매우 화가 나 있어 이 상태에서 건드리면 누구라도 때릴 기세였다.
하지만 정서연이 오늘 또 최재현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이혼은 더욱 확실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정수아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다정한 어조로 최재현을 위로했다.
“재현 오빠도 너무 화내지 마. 언니 원래 그런 사람이잖아. 부모님도 욕하는 사람인데 하물며 나한테는 어떻겠어.”
정서연이 그런 사람이었나?
잠시 생각에 잠겼던 최재현은 병실 문 앞에 도착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
“좀 이따 예준이 앞에서는 아까 일 언급하지 마.”
수요일, 며칠 내리던 비가 드디어 그쳤다.
최예준이 오늘 퇴원하는 날이었기에 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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