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화
차를 막 세운 순간, 최재현은 병원 입구에서 누군가의 부축을 받아 안으로 들어가는 최병문을 보았다.
‘할아버지가 왜 여기까지 오신 거지?’
불안한 마음으로 그는 서둘러 차에서 내려 달려가 최병문의 앞을 가로막았다.
“오늘은 진료일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정서연 납치 사건 이후, 그는 집안 모두에게 입단속시켰고 특히 노인이 충격을 받을까 봐 더더욱 조심했다.
그러나 최병문은 힐끗 그를 보고 낮게 콧방귀를 뀌었다.
“너희들이 무슨 꿍꿍이를 하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나이 먹었다고 눈까지 멀고 귀까지 먹은 줄 알았느냐?”
노인의 눈빛이 번개처럼 매섭게 번뜩였다.
“잘 들어라. 만약 서연이가 깨어나지 못하고 잘못되기라도 하면 너는 평생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다.”
최재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대체 무슨 얘길 들으신 거예요? 서연이 아주 잘 있어요. 잘못될 리가 없어요.”
“거짓말 마라. 그 말이 참말이면 지금 당장 같이 올라가 확인해 보면 알 거 아니냐!”
탁해 보이던 눈동자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최재현은 더는 속일 수 없음을 깨달았지만 어떻게든 병실로 가는 걸 막아야 했다.
“못 믿으시겠다면 지금 바로 서연에게 전화해 보세요. 병원은 균과 바이러스가 많아 할아버지 건강에 좋지 않아요. 차라리 집에서...”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병문은 그의 손을 뿌리쳤다.
“정말 떳떳하면 왜 자꾸 막는 거냐? 비켜라! 난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확인해야겠어!”
결국 그는 막지 못했고 할아버지의 뒤를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이제 날개가 단단히 자랐구나. 회사 일에 간섭 안 하겠다 했지 서연이 일까지 숨기라는 말은 안 했을 텐데?”
엘리베이터 안에서 최병문은 분을 삭이지 못한 채 말을 이었다.
최재현은 고개를 숙이고 말이 없었다.
“왜 말이 없어! 이놈... 내가 힘만 있었어도 오늘 널 가만두지 않았을 거다!”
분노로 몸을 떨자, 최재현이 황급히 부축했다.
“할아버지, 진정하세요.”
“비켜! 난 너 같은 놈 도움 필요 없다!”
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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