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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정서연은 초조해졌다. “지난번엔 제가 사고를 당해 의식이 없었어요. 그래서 오지 못했습니다.” “그런 불가항력 사유라면 오실 수 없었다는 걸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해 주셔야 합니다. 저희가 심사하는 데 일정 시간이 필요하고 확인되면 이혼 신청 등록의 숙려기간을 앞당겨 종료하고 재신청하실 수 있어요.” 직원은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또 얼마를 기다려야 신청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고 정서연은 막막함에 잠시 절망했다. 민정희의 수술도 준비해야 했고 이 바쁜 와중에 병원에 가서 의무기록을 떼고 다시 최재현과 시간을 맞춰 법원을 찾을 여유 따윈 없었다. “지금 당장은 제출이 어려우시면 석 달 후에 다시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정신을 가다듬은 정서연은 목발을 짚고 일어서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녀가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가자, 내내 침묵하던 최재현이 성큼 따라붙었다. “너랑 놀아줄 시간 없어.” 그는 정서연의 팔을 움켜쥐며 싸늘하게 말했다. 정서연은 그 손을 거칠게 뿌리쳤다. “나도 없어.” 그녀의 눈빛에는 응어리진 분노가 어려 있었고 최재현을 바라보는 모습은 마치 원수를 노려보는 듯했다. “내가 그렇게 끔찍한 일을 겪고도 아직도 당신이랑 장난치는 줄 알아? 내가 겨우 목숨을 건져 돌아와서도 네가 말하는 그 ‘속 좁음’이니 ‘질투’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당신이랑 선 긋는다고 믿는 거야?” 법원 입구를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각기 다른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이곳에는 언제나 행복에 대한 기대와 잘못된 선택에 대한 원망이 공존했고 저쪽에서 터져 나오는 고함과 다툼에 비하면 정서연과 최재현의 말은 오히려 조용한 편이었다. 최재현을 바라보는 정서연의 눈동자에는 서서히 실망이 떠올랐다. 결혼한 몇 년 동안 그는 겉으론 그럴싸하게 ‘존중’하는 척했지만 실제로는 무시가 당연했고 냉담함은 일상이었다. 모처럼 용기를 내 과거와 결별하려는 참에, 하필 그는 이 순간에도 놓아주지 않았다. “재현 씨, 우리가 사랑해서 함께한 건 아니지만 이제 와서는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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