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화
최재현의 냉소 어린 표정이 눈앞에 드러나자 정서연의 속에서 서서히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추지훈은 그녀가 아무 잘못도 없이 모욕당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한 듯 입을 열었다.
“최 대표님, 말씀이 너무...”
그러나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서연은 그의 옷소매를 가볍게 잡아당겨 자신 뒤로 끌어당기고는 곧이어 최재현을 정면으로 노려보며 냉랭하게 뱉었다.
“그래서 뭐? 내가 지훈 씨 좋아하는 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
“역시 처음부터 바람을 피웠던 거였군!”
최재현은 이를 악물고 분노로 떨리는 목소리를 내질렀다.
“그래서 그토록 이혼하고 싶어 했던 거야? 나랑 헤어지고 떳떳하게 그놈이랑 살려고? 정서연, 너 정말 뻔뻔하구나!”
추지훈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고 분노가 담긴 시선이 정서연에게 닿았다.
이런 비난은 처음이 아닌 듯, 정서연은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럼 모습은 보면서 추지훈은 지난 6년간 그녀가 어떤 말과 시선을 감내하며 살았을지 짐작조차 어려웠다.
그럼에도 그녀의 입가에 싸늘한 웃음이 스쳤다. 차가운 목소리는 날카로운 가시처럼 최재현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맞아. 당신 말이 다 맞아. 그런데 그게 어쨌다는 거지?”
정서연은 비웃음을 얹어 덧붙였다.
“내 얘기 하기 전에 당신이랑 정수아 몰래 놀아난 일부터 정리하는 게 순서 아니야? 재현 씨가 날 비난할 자격이나 있냐고.”
그 한마디에 공간이 얼어붙었다.
최재현의 눈은 핏발이 서고 이마의 혈관이 도드라졌다. 추지훈은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정서연은 고개를 도도하게 들어 올린 채 다시 한번 쏘아붙였다.
“그러니까 뻔뻔하게 여기서 버티지말고 알아서 사라져 줬으면 좋겠어.”
그 말투는 평소 최재현이 즐겨 쓰던 오만한 어조 그대로였다.
말을 잃고 멍하니 선 그를 보며 정서연의 표정엔 아무 감정도 남지 않았다.
이제 이 감정싸움은 의미가 없었다.
정서연은 그저 최재현이 당장 이혼이 불가능하더라도 이 결혼은 이미 파국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걸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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