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화
방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의 목소리는 부드러워져 있었다.
“나도 잘 알아요.”
정서연은 그의 팔을 붙잡은 손에 힘을 주며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건 분명 내 잘못이니까, 저녁은 내가 살게요.”
추지훈이 가볍게 투정을 부렸다.
“맨날 밥 타령이네요. 좀 성의를 보이시죠?”
정서연은 고개를 살짝 기울여 잠시 고민하더니 웃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직접 만들어 대접한 적은 없네요? 오늘은 내가 직접 해줄게요!”
추지훈이 눈썹을 슬쩍 치켜올렸다.
“그러면 제가 뭐 선심 써서 받아주도록 하죠.”
정서연의 미소가 한층 깊어졌다.
“지훈 씨, 이럴 때 내 곁에 있어 줘서 정말 고마워요.”
“말뿐인 감사는 성의가 없는데요.”
이미 화는 진작에 풀린 듯, 그의 목소리엔 장난스러운 투정이 섞여 있었다.
“알겠다니까요. 그럼 앞으로 한 달 동안 내가 지훈 씨 저녁 식사를 책임질게요. 이 정도면 성의로 받아줄래?”
“그 정도면 일단 성의는 있다고 봐줄게요.”
희미하게 미소 짓는 그의 얼굴을 본 정서연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출발한 차 안에서 화해한 두 사람은 자신들을 뒤에서 따라오는 검은색 승용차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검은 차량의 조수석에 앉은 남자는 카메라로 두 사람의 모습을 촬영 중이었고 모니터에 잡힌 화면은 마치 바로 뒷좌석에서 찍은 것처럼 선명했다.
“일단 사장님께 보내둬.”
운전석의 남자가 짧게 말했다.
얼마 후, 회사로 향하던 최재현의 핸드폰으로 메시지가 도착했다. 그는 얕게 졸다 깨 짜증 섞인 얼굴로 핸드폰을 열었다. 낯선 번호로 사진 몇 장과 2분짜리 동영상이 와 있었다.
영상과 사진 속 정서연은 고개를 살짝 숙였다가 곧 환하게 웃으며 추지훈의 손을 잡고 무언가를 속삭였고 마치 애교를 부리듯 다정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어쩌라고? 내가 지훈 씨를 좋아한다는데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
얼마 전 들었던 정서연의 차가운 목소리가 다시금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
최재현은 화를 이기지 못하고 거칠게 핸드폰을 내던졌다.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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