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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연회의 열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무렵, 전청호가 술잔을 들고 정서연 앞으로 다가왔다. “정 선생, 내가 전엔 많이 까칠했지. 괜히 트집 잡고 곤란하게 만들고 듣기 싫은 말도 했어. 오늘은 자진해서 벌주 한 잔 마실 테니 부디 용서해 줬으면 좋겠어.” 정서연은 조심스레 그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분명한 경계가 어려 있었다. “그렇게까지 말할 필요 없어. 용서라니 어떤 걸 말하는건지... 혹시 술 취했어?” 정서연은 쉽게 그를 용서할 마음이 없어 말을 아꼈다. 전청호는 주저 없이 잔을 비워냈다. “어쩌면 술이 좀 취했을지도 모르지.” 그는 벌게진 두 눈으로 정서연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정 선생이 참 부러웠어. 내가 대학 학비 걱정이나 하고 있을 때, 정 선생은 이미 외국으로 나가 스티븐 박사님께 배울 기회를 얻었으니까.” 정서연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끝내 말을 아꼈다. “그래도 부러워해 봐야 소용없다는 건 이제 알았어. 실력이야말로 어쩔 수 없는 거더라고. 인정하기 싫어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지.” 그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연스럽게 정서연 앞의 빈 잔에 술을 채웠다. “정 선생, 이번엔 정말 진심으로 사과하는 거야. 내 실례를 용서해 주면 더없이 좋겠지만 혹여 그렇지 않더라도 앞으로 내가 정 선생한테서 배우는 것만은 거절하지 말아 줘.” 말을 마친 전청호는 정중히 허리를 숙였고 그 광경에 연회장의 시선이 일제히 모였다. 김성우가 혀를 차며 나무랐다. “자네, 사과를 하려면 맨정신에 해야지. 지금 이게 무슨 꼴인가? 나 원, 정말 말도 안 나오네!” 옆에서 진도윤이 허허 웃으며 달랬다. “젊은 사람들이니까 좀 양해해 주시죠. 전 주임이 자기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겁니다.” 사람들은 그의 사과가 진심에서 우러나왔다고 여겼지만 정서연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가 아는 전청호는 결코 쉽게 고개를 숙일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말은 사과라기보다 불평에 가까웠고 마치 자신이 운이 나빠 뒤처졌다는 듯한 불만이 섞여 있었다. 차라리 자신의 착각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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