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5화
따뜻한 물이 머리 위에서 쏟아지자 정서연은 고개를 젖히고 처음 추지훈을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
유학 시절 직접 만나기도 전에 이미 추지훈의 명성은 들어 알고 있었다.
그가 유명한 건 단순히 유학생들 사이에서 떠드는 화제 때문만은 아니었고 대학교 전체와 현지 학생들, 교수님까지 추지훈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정서연이 알고 있던 것은 단 하나였다. 추지훈이 자신과 같은 나라 사람이고 학교에서 반쯤 전설 같은 존재라는 것.
학습 능력 또한 압도적이었던지라 실기에서도 언제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그러다가 해외에서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게 되었고 크리스마스이브 밤에 룸메이트가 추지훈도 불러 파티를 열었다.
정서연은 그때까지도 추지훈의 잘생긴 외모와 독특한 분위기에 그저 눈길만 갔을 뿐 별다른 생각은 없었다. 그때의 그녀 머릿속에는 온통 최재현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그래서 추지훈이 파티에 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다만 호기심만 있었을 뿐이다.
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교수와 현지 학생들까지 그렇게 칭찬을 하는지 궁금했다.
추지훈이 집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정서연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왜 유학생들 사이에서 그가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라고 불리는지를. 그저 단순히 잘생긴 공붓벌레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는 평범한 티셔츠 차림에 야구 모자를 꾹 눌러쓴 채 친구와 함께 왔다.
들어오자마자 추지훈은 모자를 벗었고 차분하고 냉담하기만 했던 얼굴에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러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화를 나누었다.
“지훈이가 오늘 기분 좋은가 봐. 웃으니까 더 잘생겼네.”
친구가 정서연의 귓가에 대고 이렇게 속삭였다. 친구의 말 속에는 추지훈을 향한 설렘이 가득 담겨 있었던지라 정서연은 웃으며 대꾸했다.
“그러게. 잘생겼네.”
정서연은 사람들이 왜 추지훈을 그렇게나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능력은 물론이고 외모도 출중하고 무엇보다 차가운 성격에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있어도 불편하게 만드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추지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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