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화
정수아는 최예준을 살짝 끌어당기며 아이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다정히 속삭였다.
“예준아, 밤에 혼자 자면 무섭지 않아?”
최예준은 입술을 쭉 내밀고 잠깐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네, 조금 무서워요. 하지만 엄마가 씩씩해야 한댔어요.”
“우리 예준이 아직 어린데 무슨. 오늘은 특별히 이모가 옆에서 같이 자줄까? 그럼 하나도 안 무서울 텐데.”
정수아의 제안에 아이의 얼굴이 금세 환하게 밝아졌다.
“좋아요! 이모가 우리 집에 남아서 저랑 같이 자면 좋겠어요.”
아이가 무심코 목소리를 높인 덕분에 맞은편에 있던 최재현이 그 말을 똑똑히 들었다. 그가 거절의 말을 꺼내기도 전에 최예준이 재빨리 애교 섞인 목소리로 간청했다.
“아빠, 오늘은 벌써 늦었으니까 이모 여기서 나랑 같이 자게 해줘요. 네? 제발요.”
아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차마 단호히 거절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최재현은 잠시 망설이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대신 내일은 꼭 제때 학교에 가야 해.”
이렇게 조금씩 그는 아이의 등교 거부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었다. 물론 그가 아이의 부탁을 들어준 이유가 오로지 귀여운 애교 때문은 아니었다. 그에게 어린아이란 다 비슷했다. 귀여운 얼굴과 앙증맞은 목소리로 터무니없는 말을 내뱉고 또 엉뚱한 행동을 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그러나 조금 전 순간적으로 아이의 얼굴에서 아내 정서연의 모습을 언뜻 보았기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내뱉은 말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게 되자 최재현은 어쩔 수 없이 조건을 붙였던 것이다.
아이는 만족스러운 듯 밝게 웃으며 정수아의 손을 꼭 잡고 2층으로 올라갔다.
두 사람이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최재현은 문득 머릿속에 우스운 생각 하나가 스쳤다.
‘그 여자가 이걸 알게 되면 분명 기분 나빠하겠지.'
하지만 최근 아이를 재우는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던 그로서는 정수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상당히 효율적인 해결책으로 느껴졌다.
그 순간, 날카롭게 울리는 벨 소리가 평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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