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화
“아야!”
갑작스러운 비명과 함께 정수아가 휘청이며 최재현의 품에 쓰러지듯 기댔다.
“재현 오빠, 나 발목을 삔 것 같아.”
정수아는 그의 팔을 급히 붙잡으며 관심을 끌었다. 최재현은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추고 재빨리 그녀를 부축하며 살폈다.
“많이 아파? 걸을 수 있겠어?”
“응. 괜찮아.”
정수아는 괜찮다는 말과 달리 아픈 표정으로 다리를 절뚝거리며 그에게 의지한 채 천천히 병실을 향했다. 그러다 마치 혼잣말처럼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언니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 그때 내가 외국에 가지 않고 의학을 공부했더라면 지금쯤 나도 할아버지를 도울 수 있었겠지? 그랬다면 재현 오빠도 훨씬 마음이 편했을 텐데.”
그 말에 최재현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정수아가 해외로 떠났던 그때의 상처와 아쉬움은 여전히 그의 가슴 한쪽에 박혀 있었다. 술에 취해 정신을 잃었던 밤, 정수아 대신 그녀의 언니 정서연이 자신의 침대에 올라오지 않았더라면, 하필 그 한 번의 일로 임신하지 않았더라면, 할아버지가 책임지라며 강제로 결혼시키지 않았더라면 정수아는 그런 상처와 아픔을 품고 떠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죄책감이 그의 가슴속에서 소용돌이쳤다. 어느새 정서연의 모습은 머릿속에서 희미해지고 그는 눈물이 맺힌 채 자신을 바라보는 정수아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런 말 하지 마. 서연이 없었더라도 진 교수 혼자서라도 충분히 상황을 잘 처리했을 거야. 할아버지도 무사하셨을 거고.”
평소와 달리 그의 목소리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었다.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해. 그러면 나도 마음이 편하니까.”
정수아의 눈에 금세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하지만 난 정말 오빠를 돕고 싶어. 가끔 도움이 안 되는 내 자신이 너무 싫어.”
입술을 깨물며 슬픈 표정을 짓는 그녀의 모습은 바라보는 사람마저 안타깝게 했다.
최재현은 다시 그녀를 조심스레 부축하며 달래듯 말했다.
“넌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러니까 더 이상 그런 생각 하지 마.”
“오빠, 정말 그렇게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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