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화
“이렇게 못 들어가게 하시면 제가 어떻게 할아버지를 뵐 수 있겠어요? 부탁드릴게요. 우리 언니한테 연락이라도 해서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정수아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간호사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만,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막는 게 아니라 위에서 그렇게 지시가...”
간호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최재현이 다가왔다.
“이 사람, 면회 리스트에 넣어주세요.”
직계 가족인 최재현의 요청에 간호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정수아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재현 오빠, 정말 다행이야. 오빠가 안 왔으면 내가 준비한 음식도 다 식어버리고 할아버지는 한 입도 못 드셨을 거야.”
최재현은 그녀가 든 도시락통을 힐끗 바라봤다.
“앞으로는 음식은 가져오지 않아도 돼. 가정부가 챙겨줄 거야.”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곧장 병실로 향했고 정수아는 서둘러 그 뒤를 따라갔다.
“듣기로는 언니가 면회 제한을 신청했다고 하던데... 언니가 내가 할아버지 뵙는 걸 싫어해서 그런 걸까? 재현 오빠, 난 정말 할아버지가 걱정돼서 온 거야. 다른 뜻은 없어.”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한 그녀의 목소리는 연약하기 그지없었다. 병실 문 앞에 도착한 최재현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일은 나도 동의한 거야.”
차갑게 내뱉은 말을 끝으로 최재현은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정수아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간호사는 분명히 정씨 가문 사람은 허락되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그것도 재현 오빠의 뜻이라는 걸 테고... 설마 언니가 또 무슨 얘기를 지어낸 걸까?'
머릿속이 복잡하게 뒤엉켰지만 그녀는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래도 재현 오빠가 내 이름을 넣어줬으니 날 의심하거나 경계하는 건 아닐 거야. 다른 사람들이 할아버지를 괴롭힐까 봐 일부러 그런 거겠지. 같은 성씨라는 것도 그냥 우연일 뿐이고.'
정수아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천천히 병실 안으로 발을 들였다.
병실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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