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화
정수아는 말을 마치고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최재현을 바라보았다.
“나도 심하게 꾸짖을 수 없더라고. 애가 너무 귀여워서 혼낼 수 있어야지.”
정수아는 웃는 목소리로 최재현과의 애정 행각을 자랑하는 듯했다.
엘리베이터에는 그들 외에도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회사 직원 두세 명이 더 있었다.
정서연은 눈을 들어 두 사람을 힐끗 쳐다보면서 지금 상황이 너무 우스꽝스러웠다.
“언니, 왜 말이 없어? 직원들이 있어서 가정사를 말하기 어려운 거야? 아무리 그래도 난 예준이 이모일 뿐이야. 예준이가 나를 아무리 좋아해도 내가 엄마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잖아.”
검은색 슈트에 스타킹을 신고 하이힐까지 한 정수아의 늘씬한 모습이 매우 기품 있고 도도해 보였다. 입을 가리고 가볍게 웃는 모습은 더 아름답고 요염했다.
정수아는 여우 같은 눈으로 정서연을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경멸과 조롱의 감정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말로는 자신을 낮추면서 겉으로는 최재현이든 최예준이든 모두 마음속에 그녀밖에 없다고 과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서연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정서연은 단지 정수아가 최재현의 마음속에서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 정수아는 직원들 앞에서 그녀의 매서운 모습을 드러내는 걸 전혀 개의치 않았다.
하긴 최재현을 등에 업고 있으니 유명무실한 직위라고 해도 정수아는 콧대를 높이 치켜세울 게 분명했다.
예전 같았으면 최재현은 정수아가 회사에 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그녀를 많이 아끼고 있는 것 같았다.
정서연은 정수아를 힐끗 보고는 시선을 거두고 엘리베이터 문을 주시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용한 엘리베이터에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정서연이 화가 나서 몇 마디 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 침묵이 흐르자 정수아는 너무 머쓱했다.
정수아는 얼굴이 붉그락푸르락하면서 방금 자신이 했던 말들이 아무 무게감 없는 공격처럼 느껴졌다.
“풉...”
누군가의 웃음소리에 고개를 숙이고 꼼짝도 하지 않던 직원들이 일제히 고개를 옆으로 돌리면서 최대한 어색함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