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화
하지만 최재현은 손을 내밀어 문을 여는 버튼을 누르며 말했다.
“먼저 올라가서 남 비서와 함께 서류를 준비해.”
말을 마친 최재현이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가자 정수아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물었다.
“어디 가?”
최재현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보았다.
정수아는 공을 들여 화장한 반짝이는 눈으로 불쌍하게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앞으로 회사에서는 최 대표님이라고 불러.”
말이 끝나기 바쁘게 최재현은 미련 없이 멀어졌으며 그의 마음속에는 정수아에 대해 아무런 동요의 감정이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정서연만이 있을 뿐이다.
‘방금 엘리베이터 일 때문에 기분이 나빴을까?’
최재현은 걸으면서 정서연 걱정 때문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침묵하지 말고 정서연을 도와 정수아를 제지해야 했지만 왠지 모르게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최재현은 정서연이 정수아와 말다툼할 때만 그녀가 자신을 신경 쓴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여 그는 어느 한순간부터 그런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의료 부서 문이 열리자 안에서 정서연의 강의를 듣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최재현은 뒷문 옆에 서서 수업을 방해하지 않고 그들을 지켜보았다.
정서연은 스크린 앞에 서서 손에 터치펜을 들고 직원들에게 응급 처치 지식을 전수하는 데 전념하고 있었다.
“이건 전부 서면적인 내용으로 듣기에도 어렵지 않고 기억하기도 쉽지만 행동에 옮기면 생각처럼 쉽지 않을 겁니다.”
정서연은 말하면서 자기 앞에 있는 책상을 옆으로 옮기며 바닥에 공간을 냈다.
“지금 여러분들께 모든 응급 처치 방법을 시연해 드리겠습니다. 한 번에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앞으로 많이 연습하면서 머슬 메모리를 형성해야 합니다.”
바닥에는 더미가 놓여 있었고 각 부위에는 필요한 장기가 표시되어 있었다.
정서연은 무릎을 꿇고 천천히 그러나 신중하게 응급 처치 동작을 시연했으며 직원들도 아주 열심히 듣고 있었다.
곧 강의를 듣는 직원들이 정서연의 주위에 모여들었고 최재현은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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