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핸드폰을 백진우의 얼굴 가까이 들이밀자 잠금은 바로 해제되었다.
행여나 백연이 오지 않을까 봐 걱정된 듯 하수정은 핸드폰 카메라를 켜서 백진우를 향해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한 백진우는 하수정의 발치에서 비굴하게 무릎을 꿇고 있었고 얼굴 가득 치욕이 쓰여 있었다.
사진을 전송한 뒤 하수정이 손가락으로 화면을 톡톡 눌렀다.
[네가 오지 않으면 백진우는 오늘 밤 끝장일 거야.]
이내 핸드폰을 옆에 던져두고 드디어 온전히 백진우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
“네가 말해봐, 그 여자가 정말 올까?”
양손으로 볼을 감싼 채 버릇없고 제멋대로인 재벌가 공주님은 어쩐지 순진무구한 표정을 지었다.
“그 여자가 안 오면 너 오늘 진짜로 내가 가지고 놀다가 죽을지도 몰라... 근데 네가 지금 나를 기쁘게 해준다면 내가 다시 기회를 줄 수도 있는데.”
“이리 와서 나한테 키스해.”
하수정은 백진우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
어찌 되었든 그녀는 이 음울하면서도 아름다운 얼굴을 유난히 좋아했으니까. 백진우의 모습은 척박한 땅에 핀 꽃처럼 위태롭게 흔들리면서도 강인했다.
그래서 더 그를 꺾어 손에 넣고 싶었다.
그가 그 여자와 키스했다면 자신도 해야 했다.
하지만 백진우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정말 역겹네요.”
하수정은 멍해졌고 표정이 서서히 금 가듯 일그러졌다. 그토록 매혹적이던 그 얼굴이 지금은 쓰레기를 보듯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높으신 집안 딸이라는 게 결국 이런 더럽고 역겨운 방식으로 남자를 굴복시키는 거였나 보네요.”
그의 눈에 조롱이 더욱 짙어졌고 하수정은 자극받아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그런 말을 해!”
술이 가득 찬 잔이 백진우의 얼굴에 그대로 끼얹어졌다.
강한 알코올 냄새가 코를 찌르고 얼굴은 흠뻑 젖었으며 젖은 옷은 몸에 착 달라붙었다.
“내가 널 마음에 들어 한 건, 네게 엄청난 행운이라고. 천한 놈 주제에. 그런 늙은 여자를 택하면서도 날 택하진 않겠다니! 내가 뭘 못 해줘서! 내가 그 여자보다 못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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