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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최도영은 담배를 문 채 흐릿한 연기 속에 얼굴을 감췄고 그 표정에는 아직 채 풀리지 않은 욕망이 배어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과연 순수한 상태인지도 모른 채 마음은 뒤숭숭했다. 아무튼... 마음은 시원치 않았다. 잠시 후 욕실에서 물소리가 요란하게 흐르자 그 소리만으로도 몸속 깊이 묘한 열기가 다시 치솟았다. 그때 거실 소파 위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최도영은 담배를 털며 느릿하게 걸음을 옮겨 거실로 나갔고 휴대폰 화면에는 주재현의 이름이 떠 있었다. “여보세요?” 피곤하고 나른한 목소리... 그 안에는 알 수 없는 만족감이 섞여 있었다. 주재현은 최도영의 목소리를 듣고 눈썹을 찌푸렸다. “왜 네가 받아? 백연 씨는?” 최도영은 담배를 튕기며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백연 씨 지금은 네 전화 받을 기분이 아니래.” 주재현은 핸드폰을 꽉 쥐었다. “너희... 지금 같이 있는 거야?” 그러자 최도영은 느긋하게 대답했다. “재현아, 그게 네가 나한테 따질 일이야? 네 약혼식에서 너는 여자친구가 아닌 다른 여자를 안고 나가고 그 뒤처리는 내 몫이 되었잖아. 네 약혼녀가 그 자리에서 놀림거리가 되어서 내가 데리고 나온 거야. 그러니 지금은 잠시 나랑 있는 거고.” 주재현은 차분히 물었다. “그래... 고맙다. 그럼 지금 백연 씨 어디 있어?” 최도영은 잠시 침실 쪽을 바라보았고 욕실의 물소리는 이미 멈췄다. “지금은... 울다가 얼굴 씻고 있어. 엄청나게 울더라.” 그리고 최도영은 담배를 한 번 들이마신 뒤 백연의 백옥처럼 하얀 얼굴을 떠올렸다.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그녀는 참담하게 울고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도 연민은 생기지 않았고 그저 계속 달래주면서 빨리 괜찮아지길 바랄 뿐이었다. 그러나 주재현은 최도영의 말에 담긴 뉘앙스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그저 백연이 울었다는 사실만 듣고 침묵했다. “데리러 올 거야?” 최도영이 물었다. “아무래도 싱글인 남녀 둘이 이렇게 있는 거 아무래도 오해받기 딱 좋잖아. 나도... 나중에 내 여자친구가 오해하면 곤란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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