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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구치소에서 나와 곧장 집으로 가는 대신 학교 근처 인쇄점에 들려 한 장의 종이를 인쇄했다. 그것은 엄마의 말과 지난 반년 동안 집에서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내가 꾸며낸 ‘극비 리스트’였다. 집에 돌아왔을 때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안방에 앉아 돌아온 외삼촌, 외숙모와 얘기하고 있었다. 엄마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상의하는 중이었다. “꼭 정신병원에 보내야 해요. 감옥에 보낼 순 없어요. 그러면 나중에 우리가 욕먹을 테니까!” 외숙모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정신병원도 돈이 드는데... 게다가 누가 돌보지?” 외할머니는 근심에 찬 얼굴이었다. “뭐가 됐든 이번에 제대로 벌을 줘야 해요. 다음에 집을 불태우면 어떡해요?” 외삼촌은 여전히 분노로 이를 갈았다. 그때 내가 안으로 들어가 인쇄한 종이를 살며시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이게 뭐야?” 외숙모가 그걸 집어 들고 읽기 시작했다. “유정국이 회사 재산을 횡령하고 서명을 위조했으며 탈세한 것에 관한... 증거 리스트?”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외삼촌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외숙모는 손이 떨려 종이가 바닥에 떨어질 뻔했다. 담배를 피우던 외할아버지는 별안간 담배꽁초를 테이블 위로 내던졌다. 잘만 피워대던 담배가 그대로 두 동강이 났다. “누가 쓴 거야? 누가 이걸 쓰라고 시켰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외할아버지의 흐릿한 눈동자에 처음으로 살기가 스쳤다. 나는 물러서지 않고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가 할아버지께 드리라고 했어요.”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앳되면서도 기이한 어투로 엄마의 말을 되풀이했다. “엄마는 자기가 미친 여자라고, 어차피 쓸모없는 목숨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외할아버지는 다르대요. 외할아버지는 지켜야 할 체면과 명예가 있고 외삼촌을 위해 앞길을 마련해줘야 한대요. 만약 엄마가 전문적인 정신병원에 입원하지 못하거나 여러분이 저와 엄마를 죽이려 하면 이 리스트는 내일 국세청 책상 위에 올라갈 거래요. 엄마가 또 말하길 나무 상자 안에 있는 장부도 이미 복사해 뒀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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