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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임지효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그녀는 이미 자신의 침실에 누워 있었다. 익숙한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지만 머릿속은 뒤죽박죽이었다. 이전 일들을 계속 되짚어 보았지만 어디서 잘못된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지금이 이런 것들을 곱씹을 때는 아니었다. 아래층에서 들려오는 소리 때문에 집중할 수 없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들을 수는 없었지만 가장 크게 떠드는 사람이 김하정이었다. 임지효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 자신이 피할 수 없는 곤란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몇 분 후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와 옷장에서 헐렁한 외투를 꺼내 입고 문을 열어 아래층으로 내려갈 준비를 했다. 계단 입구에 다다랐을 때 김하정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들 참 뻔뻔하네요. 빈손으로 오다니 우리 집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런 일이 생겼다고 해서 당신들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요!” 임지효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제야 연준휘와 그의 부모가 온 걸 알게 되었다. 지금 그녀의 부모님은 거실에서 마주 앉아 그녀와 연준휘의 일을 상의하는 듯했다. 계단 난간을 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제발 이 모든 게 환상이라면 좋겠다고 바랐지만 안타깝게도 눈앞의 현실은 너무나 적나라했다. 결국 임지효는 현실을 직시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계단을 내려가 부모님을 불렀다. “아빠, 엄마.” 김하정은 분노가 가득 차 있는 상태였기에 임지효를 보자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누가 내려오라 했어? 감히 엄마라고 부를 염치가 있어? 엄마라고 부르지 마! 나는 너 같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딸을 두지 않았어!” 이 말을 들은 임지효는 충격을 받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내 잘못이야? 분명 나도 피해자인데...’ “됐어. 지금 다른 사람도 있는데 딸한테 그렇게 심하게 말하지 마.” 임진석은 김하정의 말투가 너무 강하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 그녀는 이미 그 사람과 한 침대에 누워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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