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4화
강씨 가문 본가.
“할아버지, 안 계세요?”
강민건은 강민철에게 호출받아 오랜만에 본가를 찾았다.
가장 먼저 뵙고 싶은 사람은 단연 가족의 정신적 기둥인 할아버지 강덕수.
하지만 방을 들여다보니 텅 비어 있었다.
“오늘 아침 일찍 친구분과 바둑 두러 나가셨습니다. 아직 안 돌아오셨어요.”
집사가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알겠어요. 잘 지켜봐 주세요. 연세 있으시니까 특히 건강에 유의해 주시고요.”
강민건은 가볍게 당부를 남기고 강민철을 찾아 서재로 향했다.
그는 예의상 두어 노크한 후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갑자기 저를 부르시다니. 무슨 일 있으신가요?”
성인이 된 이후로 강민건은 집을 떠나 독립해 살았고 할아버지를 찾아뵐 때 말고는 본가에는 거의 오지 않았다.
그가 이리 냉정한 이유는 단순히 성격 탓이 아니었다.
강민철이 그의 계모 장희수를 집안으로 들였을 때부터 이곳은 더 이상 그의 ‘집’이 아니었다.
강민철은 고개를 숙인 채 여전히 붓글씨에 집중하고 있었다.
“여기는 강씨 가문이고 너도 강씨 가문 사람이잖아. 집에 오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
“어떤 일들은 굳이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말을 하는 강민건의 표정과 목소리는 담담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강민건에게 강민철은 나름 위엄 있고 똑똑하며 책임감 있는 아버지였다.
하지만 그 사건 이후 강민건의 눈에 강민철은 더 이상 그런 이미지가 아니었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장희수는 별의별 수를 써서 강민철의 곁에 들어섰고 강민철도 이를 묵인하며 그녀를 강씨 가문으로 들였다.
누군가는 그것을 ‘남자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정도로 치부할지 모르지만 강민건에게 이는 어머니에 대한 불충이자 사랑의 배신이었다.
그때 잠시 붓을 멈춘 강민철이 아쉬운 듯 말했다.
“이 글씨... 앞부분은 다 잘 썼는데 아쉽게도 조금 번졌네.”
그러자 강민건은 글씨를 바라보며 표정 한 번 변하지 않고 말했다.
“실수였든 아니든 번진 건 번진 거예요. 지워지지 않으면 차라리 버리는 게 낫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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