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4화
박아윤은 하루 종일 정신없이 바빴던 터라 힘이 완전히 빠져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어? 왜 돌아왔어요?”
문 두드리는 소리에 그녀는 진유미인 줄 알고 ‘들어와요’라고 했는데 들어온 건 뜻밖에도 강민건이었다.
그를 보자 박아윤의 눈이 반짝였다. 반가움보다는 놀라움에 가까웠다.
강민건은 꽤 오랜만에 박아윤을 보았다. 그동안 수십 번이나 찾아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지만 마땅한 핑계를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그냥 와버린 것이다.
“지나가다가 들렀어요.”
“지나가다가요?”
박아윤은 주변을 한 바퀴 훑어보고는 피식 웃었다.
“이 건물 앞을 지나가다가 하필 엘리베이터를 타고 복도 끝까지 와서 내 사무실 문 앞을 지나가다가 들어왔다는 뜻이에요?”
“맞아요. 지나가다가.”
강민건의 눈빛은 장난인 듯, 진심인 듯 강렬하게 빛났다. 보고 싶은 사람 앞에서는 세상 어디라도 ‘지나가는 길’이 될 수 있다.
“좋아요. 그럼 물어볼게요.”
박아윤은 팔짱을 끼며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네오 엔터의 경비를 뚫고 여기까지 들어오셨을까요? 여긴 아이돌도 많고 사생팬들 때문에 출입이 꽤 엄격하거든요?”
“음... 그냥 사람 찾으러 왔다고 했어요.”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는 정말로 박아윤을 찾으러 왔다고 말했으니까.
1층의 직원이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훑어봤지만 연락처만 남기라 해서 강민건은 손 비서의 번호를 써줬다. 누구의 번호인지는 안 물었으니 뭐, 문제될 거는 없었다.
박아윤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아, 역시 얼굴이 받쳐주면 세상 살기 좀 쉬운가 보네요?”
강민건은 천천히 다가가 책상 위에 손을 짚었다. 그리고 몸을 살짝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요? 그런데 왜 아윤 씨 앞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죠?”
그는 얇은 입술을 조금 벌리며 부드럽게 웃었고 눈가의 흉터가 따라서 미묘하게 움직였다.
“아윤 씨.”
그 세 글자가 유난히 묘하게 들렸다.
저녁이라 따뜻한 색조의 사무실 조명이 공간을 은근히 물들였고 분위기 탓인지 박아윤의 뺨이 조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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