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8화
임씨 가문.
김하정은 거실에 앉아 있다 가방을 들고 나가려는 임지효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너 병원에서 돌아온 지 며칠 됐다고 또 어디 가려고?”
“셀팅의원이요. 물광 주사 맞기로 의사랑 약속 잡았어요.”
임지효의 말투에는 짜증이 묻어 있었다.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간섭하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특히 자신을 위한다는 말로 포장하는 엄마 같은 사람은 더더욱 싫었다.
“보니까 요즘은 넉넉해졌나 보네? 그럼 연씨 가문이랑 정혼한 게 헛수고는 아니었네.”
“그 사람들과 무슨 상관인데요?”
밥벌레 같은 연준휘를 떠올리자 임지효의 기분이 순식간에 나빠졌다. 그놈만 아니었으면 교통사고로 병상에 누워 있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입으로는 아니라고 해도 네 돈이 어디서 나는지는 너도 알잖아.”
김하정은 딸이 무슨 말을 하든 들으려 하지 않았다. 임지효가 쓰는 돈은 분명 연준휘가 준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임지효는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세 시에 약속 잡았어요. 시간이 늦었으니 나가야 해요”
‘어차피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테니 입 아프게 싸워서 뭐 해? 그 시간에 차라리 시술이나 하나 더 받는 게 낫겠어. 얼굴이야말로 여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니까. 타고난 미모가 없다면 후천적으로 노력이라도 해야 해. 그리고 연준휘에게 시집갔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야. 목표만 확실하면 언젠가 하늘이 날 봐줄지도 몰라.’
“이년아, 너 엄마한테 그게 무슨 태도야?”
“진짜 시간이 없어요. 나가볼게요.”
말을 던지자마자 임지효는 성큼성큼 문을 나섰다. 엄마가 뭐라 소리치든 뒤돌아보지 않았다.
이 집은 이미 예전의 집이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의 그녀도 더 이상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가 없었다.
반 시간쯤 지나 임지효는 셀팅의원 앞에 도착했다. 그런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문 앞에서 낯익은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약 다섯 미터쯤 떨어진 거리에서 한 여자가 누군가와 담담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옆모습과 라인은 아무래도 고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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