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임지효의 얼굴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그녀에게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강민건이 줄곧 이렇게 그녀를 무시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더 이상 어떤 가능성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임지효는 다급히 강민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연결되자마자 다급히 그의 이름을 외쳤지만 곧이어 냉담한 뚝 소리와 함께 통화 종료음만 흘러나왔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새로 만든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민건 오빠, 저 지효예요. 3분만, 단 3분만 시간 내주면 안 돼요?”
혹여 또 끊길까 봐, 그녀는 목소리에 간절함을 한껏 실었다.
잠시 강민건의 눈썹이 깊게 찌푸려졌다.
임지효는 화면에 뜬 통화 중 표식을 보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서둘러 말을 이어갔다.
“민건 오빠, 지난번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이미 많이 반성했어요. 하지만 정말 오해도 있었어요.”
“그때 전... 그때 전...”
임지효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저 사실 정신적인 문제가 좀 있어요. 그래서 가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이상한 행동을 하곤 해요.”
“뚜뚜뚜뚜...”
강민건이 또다시 전화를 끊어버렸다.
임지효는 분노에 차올라 휴대폰을 침대에 내던졌다.
“젠장! 하나같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박아윤, 이 사악한 년!”
“날 이렇게 만들고도 네가 잘살 수 있을 것 같아? 이왕 이렇게 된 거 차라리 다 같이 죽는 거야. 아무도 편히 살지 못해.”
그 눈빛은 이미 광기에 물들어 있었다. 죽더라도 반드시 박아윤을 끌어내리고야 말겠다는 광기 말이다.
그 시각 박아윤은 별안간 재채기를 터뜨렸다. 박정우가 곧장 휴지를 건네며 걱정스레 물었다.
“감기 걸린 거 아냐? 요즘 너무 무리했어. 오늘은 일찍 쉬어.”
“아니에요. 가게 연 지 얼마나 됐다고 쉬어요. 그냥 코에 먼지가 들어간 것뿐이에요. 별일 아니에요.”
그녀는 장부를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최근 매출 꽤 잘 나왔네요.”
박정우가 장부를 빼앗아 들고 부드럽게 말했다.
“모레면 네 생일이지? 내일 오전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