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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강민건은 상자를 들고 천천히 걸어와 박아윤 앞에 멈춰 섰다.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 “생일 축하해, 박아윤.”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가 성과 이름을 모두 불렀다. 박아윤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어 그의 두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또다시 나타난 강민건이 박아윤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이 사람은 매일 할 일도 없나?’ “또 왔어요?” 박정우는 강민건을 보자마자 얼굴빛이 굳어졌다. ‘또’라는 단어를 유독 강조했다. 강민건은 손에 들고 있던 초대장을 흔들며 태연히 말했다. “초대해서 왔습니다. 박씨 가문 아가씨 생일이기도 하고 서로 아는 사이이니 당연히 축하하러 와야죠.” 박서준은 어색하게 웃으며 박정우에게 다가와 변명했다. “초대장을 보낼 때 실수로 한 장이 잘못 나갔어. 정말 실수였어.” 그러나 강민건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어갔다. “게다가 이전의 오해도 풀고 싶어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겸사겸사 해명도 하고 싶었고요.” 그의 시선은 내내 박아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박아윤은 무심코 뺨을 어루만졌다. 혹시 얼굴에 뭐가 묻었나 싶었다. “대표님, 과분하십니다.” 그녀는 습관처럼 ‘대표님’이라고 불렀다. 호칭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저번에 대표님 덕분에 개업이 늦어지지 않을 수 있었는데 그것도 아직 보답하지 못했어요.” 강민건은 굳이 사양하지 않고 오히려 또 다시 볼 수 있을 기회를 떠올리며 되물었다. “지금 제게 보답하고 싶다는 뜻인가요?” “네.” 박아윤은 주저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건은 기뻐하며 입꼬리를 더 올렸다. “그럼 나중에 시간 되실 때 저한테 밥이라도 한 끼 사주시죠. 뭐든 잘 먹습니다. 가리는 음식은 없으니까요.” 박아윤은 그가 거절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너무 쉽게 승낙하자 그 자리에 멍하니 굳어버렸다. “민건 씨가 좋아서 도와준 일 아닙니까? 아무도 부탁한 적은 없었던 걸로 아는데요. 강민건 씨, 임지효를 대신해 복수하러 온 거죠?” 박정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단호히 말했다. 임지효라는 이름이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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