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화
“여기를 통째로 빌린 거예요? 아니, 강씨 가문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니 통째로 빌리고 말고 할 것도 없겠네요.”
박아윤은 자리에 앉았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어딘가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곳 같았다.
두 사람이 알고 지낸 뒤 처음으로 단둘이 식사하는 자리라 괜히 박아윤은 머릿속으로 별의별 상상을 했다. 갑자기 바이올린 연주자가 등장하고 이어 사람들이 몰려와 노래하고 춤추며 강민건이 반지를 꺼내는 터무니없는 장면까지 떠올랐다.
박아윤은 자신을 다잡듯 고개를 저었다.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강민건은 그녀의 작은 감정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불편해요?”
“아니요. 다만 제가 밥을 사기로 했는데 강민건 씨 레스토랑에 와서 이렇게 통째로 빌리니 좀 그렇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오늘 소비는 제가 부담할게요.”
잠시 말을 멈추던 박아윤이 덧붙였다.
“예전에 우리를 도와줬던 보답을 해야죠.”
강민건은 멍하니 메뉴를 넘기면서도 시선은 계속 그녀에게 머물렀다.
“박아윤 씨는 늘 저와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 같아요. 비싼 대가를 치르더라도 말이죠.”
“여기 음식 가격이 정말 비싸긴 하네요.”
두 사람의 대화는 끝내 어긋났다. 한 사람은 위를 바라보고 있었고 다른 한 사람은 철저히 아래를 보고 있었다.
박아윤은 가게 개업 이후 조금씩 수익이 생겨 이 정도 식사는 부담스럽긴 해도 감당할 수는 있었다.
자신이 재벌 박씨 가문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 신분에 기대어 사치할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스스로 번 돈으로 소비하며 살고 싶었다.
“이 식사는 제가...”
“식사 후 청구서는 저에게 부탁드립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말을 꺼냈다.
강민건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원하던 대답이 아니었다.
박아윤은 개의치 않고 아무 요리 몇 가지를 주문했다. 원래 음식을 가리지 않고 주어지는 대로 잘 먹는 편이었다.
“전에 정우 오빠와 함께 연기한 건, 미리 짠 거예요?”
“아니요.”
“아니라고요?”
박아윤은 눈을 크게 떴다. 두 사람의 호흡은 완벽했고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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