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장승현은 황급히 고개를 저으며 길을 내주었다.
“아니요. 대표님, 한 대표님께서는 현재 회의 중이신데 사무실에서 잠깐 기다리시는 게 어떨까요? 제가 커피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장승현은 그렇게 말한 뒤 최지은을 한수혁의 사무실로 안내하며 손을 뻗어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러나 최지은은 시선을 거두고 자신의 사무실로 걸어갔다.
“아니요. 저는 제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최지은의 사무실은 한수혁의 사무실 옆에 있었다.
진서연과 한수혁은 그동안 계속 함께 있었으니 두 사람이 한수혁의 사무실 안에서 무슨 짓을 했었는지는 굳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굳이 더러운 곳에 가고 싶지 않았다.
장승현은 옆에 서서 식은땀을 흘렸다.
최지은은 장승현에게 시선을 주지 않은 채 사무실 문고리를 잡고 지문 인식을 했다. 그런데 지문 인식에 실패하였다.
두 번이나 더 시도했음에도 결과는 똑같았다.
장승현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감히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최지은은 그제야 누군가 그녀의 등록된 지문을 삭제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곳 도어락을 관리하는 것은 한수혁이었기에 한수혁이 동의해야만 지문을 바꿀 수 있었다.
최지은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사람 불러와요.”
장승현이 두려움에 떨면서 입을 열었다.
“진 비서가 한 대표님과 함께 회의를 하고 계십니다. 대표님, 한 대표님 사무실에서 기다리시는 건 어떤가요?”
‘진 비서?’
진서연이 호성 그룹에서 잘린 뒤 한수혁은 곧바로 그녀를 고용하였고 심지어 부대표인 최지은의 사무실까지 진서연에게 내주었다.
최지은은 차갑게 웃으며 경멸 어린 표정으로 장승현을 바라보았다.
“장승현 씨는 한 대표를 위해 이렇게까지 열심히 커버 쳐주는데 한 대표는 장승현 씨에게 더 잘해주지는 못할망정 사회생활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입에게 장승현 씨 자리를 내주었네요.”
장승현은 흠칫하더니 이내 창피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
최지은이 아무것도 모를 리가 없다는 걸 일찍 깨달아야 했다.
“죄송합니다. 대표님.”
장승현이 작은 목소리로 사과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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