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화
최지유가 손님들과 함께 집을 나서자 최지은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때 누군가 농담 섞인 말로 분위기를 풀었다.
“최지은 씨와 강 대표님, 정말 좋아 보이네요. 강 대표님 차는 이미 떠났는데 아직도 그 자리에서 아쉬워하는 모습이라니.”
“최씨 가문과 강씨 가문이 최지은 씨와 강 대표님의 관계 때문에 다시 사이가 좋아질 것 같네요.”
최지유는 미소를 띠고 그 말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
“제 동생이 쑥스러움을 많이 타니 적당히 놀리세요. 안 그러면 밖에 나오지도 못할 거예요.”
그 말에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최지은은 조용히 최지유 곁으로 다가가 마지막까지 손님을 배웅했다.
모든 손님이 떠난 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언니를 바라보았다.
언니의 얼굴에서 다른 감정을 찾으려 했지만 최지유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담담했고 입가에 맺힌 미소는 마치 승리를 선언하는 듯했다.
“언니.”
최지은이 조심스럽게 부르자 최지유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잠시 머뭇거리던 최지은은 입술을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오늘 강 대표님이 협조한 건 언니와의 관계 때문이 아닐까?”
혹여 언니가 듣고 불쾌해할지 걱정스러웠던 최지은의 목소리에는 불안이 배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제안했던 운성 프로젝트가 강도윤의 흥미를 끌 수는 있어도 그를 이 정도로 움직이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머릿속에는 파혼 전 강도윤이 했던 말이 여전히 생생히 남아 있었다.
최지유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강도윤이 나랑 아무리 동창이라지만 관계가 깊진 않아. 그의 성격상 이익이 없었다면 오늘 같은 자리에 오지도 않았겠지.”
최지유는 말을 마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최지은은 급히 뒤를 따라가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쩌면 처음부터 동창으로서의 감정만 있었던 건 아닐 수도 있잖아.”
그 말에 최지유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다.
최지은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는 것 같아 최지유를 바라보지도 못한 채 고개를 푹 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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