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화
강호 그룹.
최지은은 차를 주차하고 시동을 끈 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갔다.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최지은 씨.”
뒤를 돌아보자 황태윤이 차에서 내리며 미소를 띤 채 다가오고 있었다.
“좋은 아침이에요. 아침 식사는 하셨어요? 마침, 요 앞에 식당이 문을 열었더라고요. 그래서 일인 분 더 챙겼어요.”
최지은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눈가에는 미묘한 거리감이 스쳤다.
“감사합니다, 황 팀장님. 저는 먹었어요.”
그녀는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얼굴에 약간의 경계심을 띤 채 황태윤의 호의를 무시하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황태윤은 당황한 표정으로 아침을 내민 자기 손을 바라보다 살짝 굳어진 얼굴로 봉지를 꽉 쥐고 어색하게 손을 거두었다.
최지은이 엘리베이터 상행 버튼을 누르자 황태윤도 급히 따라오며 태도를 낮추고 말을 꺼냈다.
“최지은 씨, 어쨌든 이제 같은 회사 동료잖아요. 제가 오하영을 대신해 사과드릴게요. 헛된 일을 하게 해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그는 화해의 의미로 손을 내밀었지만 악수할 마음이 없었던 최지은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황 팀장님,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어제 이미 말씀드렸잖아요.”
속으로 최지은은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먹는 거야.’
본래 최지은은 그들 사이의 문제에 개입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일을 진행하며 그런 수단을 썼다면, 그것도 강도윤의 눈앞에서라면 언제든 들킬 수 있다는 각오는 분명히 해야 했다.
황태윤은 최지은의 냉정한 태도를 보고 얼굴에 있던 친근한 미소를 거두었다.
대신 오랜 직장 생활 속 관리직 경험에서 나오는 리더로서의 위엄을 드러냈다.
“최지은 씨, 강호 그룹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재능이 뛰어나서 강 대표님이 운성 지사 업무를 맡기셨겠죠. 비록 앞으로 운성 프로젝트 위주로 하겠지만 그 일이 끝나면 본사로 다시 돌아오게 될 거예요. 앞으로 자주 만날 텐데 이런 사소한 일로 불편해지지는 말죠. 저도 강 대표님처럼 인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입니다.”
최지은은 곁눈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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