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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한수혁의 손이 최지은의 셔츠 단추를 향했다.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조급해진 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최지은은 재떨이를 꽉 움켜쥐고 젖 먹던 힘까지 다해 그의 머리를 내리쳤다. 한수혁은 머리가 핑 돌며 눈앞이 캄캄해졌다. 한 줄기 피가 이마를 타고 흘러 눈에 떨어지자 시야가 온통 붉게 물들었다. 그는 믿기 어렵다는 듯 멍하니 최지은을 바라보았다. 설마 최지은이 자신을 그렇게 세게 내리칠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듯했다. 잠시 충격이 가시자 그는 오히려 잘됐다는 듯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지은이가 이렇게라도 화를 풀면 우리 관계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도 있어.’ 한수혁이 눈가의 피를 닦으려 손을 들자 최지은은 본능적으로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 무의식적인 행동을 보고 한수혁은 멈칫하며 굳은 얼굴로 물었다. “내가 너를 때릴 거로 생각한 거야?” 7년 동안 함께했지만 한수혁이 최지은에게 손을 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방금 그녀의 반응은 그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음을 의미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속에서 끓어올랐다. “너, 정말 내가 널 때릴 거로 생각한 거야?” 한수혁은 답을 얻지 못하면 포기하지 않겠다는 듯 집요하게 눈빛을 고정했다. 최지은은 몸을 일으켜 앉으며 그와의 거리를 벌렸다. 조금 전 최지은의 행동은 한수혁의 역겨운 말과 행동 때문에 극도로 쌓인 스트레스에서 나온 본능적인 반응이었다. 조금 마음을 가라앉히자 그녀는 남녀 간 힘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도 깨달았다. 만약 한수혁이 분노에 휩싸여 자신을 때린다면 설령 죽기 살기로 덤빈다 해도 결코 이길 수 없었다. 최지은은 한 손으로 셔츠 단추를 다시 채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억지로 옷까지 벗기려 해놓고 때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 한수혁은 그녀의 행동과 흐트러진 옷차림을 보고 표정이 굳어지더니 이내 냉정함을 되찾으며 말했다. “지은아, 강요하려던 건 아니야. 그냥 순간적으로 몸이 뜨거워져 이성을 잃었어. 네가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을까 봐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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