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그날 병원에서 최지은은 젖은 몸으로 강도윤의 코드를 입었던지라 코트는 흠뻑 젖어있었다.
퇴원 후 최지은은 직접 손빨래를 한 뒤 코트를 베란다에 널어두었는데 아직 그대로였다.
다시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한 최지은은 조금 전보다 한결 기분이 나아진 듯했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으며 잠시 후 강도윤을 만나면 어떻게 설득해 혁운그룹의 지분을 사들이게 할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생각에 잠긴 채 베란다로 향한 최지은은 옷걸이에 걸린 코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발견하고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허둥지둥 코트를 확인했지만 분명 강도윤의 것이 맞았다.
옷을 망쳤다는 사실을 깨달은 최지은은 순식간에 머릿속이 하얘졌다.
한동안 멍하니 서 있던 그녀는 이내 휴대폰을 꺼내 검색창에 입력했다.
[울 코트 줄었을 때 복구 방법]
하지만 돌아오는 건 죄다 광고뿐 뾰족한 방법은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최지은은 줄어든 코트를 안고 세탁소로 향했다.
직원은 브랜드 라벨을 확인하더니 곤란하다는 듯 말했다.
“이런 건 저희가 손댔다가 잘못되면 감당할 수가 없어요. 도와드리기 어렵습니다.”
직원을 더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최지은은 세탁소를 나와 차에 오른 뒤 조금 전 걸려 왔던 낯선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자 그녀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서민준 씨, 죄송하지만 그 강도윤 씨 코트를 제가 망가뜨린 것 같아요.”
전화기 너머로 한동안 침묵이 흘렀고 최지은은 급히 사과를 이어갔다.
“정말 죄송해요. 제 잘못이니까 코트 가격은 제가 보상...”
그러나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낮고 무심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대단하시네요.”
강도윤이었다.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최지은은 휴대폰을 꼭 쥐며 작게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일단 코트부터 가져오세요. 얘기는 그다음에 하죠.”
그는 짧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차 안에서 머리를 부여잡은 최지은은 괴로운 신음을 흘렸다.
요즘 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지, 하필이면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 앞에서 번번이 초라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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