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화
“도윤이가 원한다면야 어쩔 수 없지. 그 드레스가 결국 최지은 씨한테 가게 될 줄은 몰랐네.”
권민희가 무심하게 ‘그래?’라고 대답했다.
“나 들었어. 최 대표님이랑 도윤이가 동창이라던데?”
김가영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응, 그런가 봐. 나도 잘은 몰라. 접점이 별로 없어서.”
그때 주나연이 끼어들었다.
“그게요, 지은이의 언니인 최지유 씨랑 도윤 오빠가 동창이잖아요? 그 관계 덕분에 도윤 오빠한테 부탁해서 이 드레스를 빌려온 거 아닐까요?”
그녀는 자신의 말에 자신감이 붙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래서 아까 지은이가 도윤 오빠랑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할 때 그렇게 불편해 보였던 거죠.”
그럴싸하게 이어붙이는 주나연의 말에 권민희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도윤이가 불편했던 게 그거 때문이라니. 하, 참.’
그녀의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스쳤다.
‘강도윤이 어떤 사람인데. 동창이라는 어정쩡한 인연 때문에 체면을 굽히고 가영이에게 옷을 빌려달라고 부탁한다고? 그럴 리가.’
강도윤은 돈도, 자존심도, 실력도 다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소한 이유로 이런 자리에 여자를 데리고 올 사람이 아니었다.
‘이래서 주씨 가문 사람들이 주나연을 신뢰하지 않는 거야. 생각이 너무 짧아.’
권민희는 속으로 혀를 찼다.
그녀는 주나연이 김가영의 말 몇 마디에 완전히 말려드는 걸 보고 있자니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권민희는 김가영의 속내를 꿰뚫고도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사람 가르치는 게 취미도 아니고, 지금은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녀는 그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가자, 우리 자리로 가서 얘기하자.”
두 집안은 여전히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서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척이라도 해야 했다. 그런데 속으로는 서로를 견제했다.
김가영은 미소를 유지한 채 자연스럽게 강도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배아현이 재빨리 최지은의 손을 잡았다.
“우리도 가자.”
그녀는 아까 강도윤이 한 말을 똑똑히 들었다. 그가 김가영과 약혼한다는 얘기는 헛소문이었다. 김씨 가문이 요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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