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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화

배하준과 강도윤은 이태오와 최지유가 한때 연인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극소수 중 한 사람이었다. 배하준이 여동생을 그토록 아끼는 걸 생각하면 배아현에게 뭐든 한두 마디 흘렸을 가능성이 높았다. ‘조금 전 아현이가 지은이와 속닥이던 이야기도 아마 태오와 지유의 과거에 대한 거였겠지.’ 그 생각이 스치자 주미현의 속이 괜히 뒤틀렸다. 게다가 이태오가 틈만 나면 시선을 최지유 쪽으로 던지는 게 눈에 들어와 그녀는 마음이 더욱 복잡해졌다. 그때 누군가가 분위기를 풀자며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주미현은 억지 미소를 유지한 채 그러자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태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게임은 다 같이 해야 재밌지 않겠어?” 그 말에 주미현은 무릎 위에서 주먹을 꼭 쥐었다. 치맛자락이 구겨질 만큼 긴장한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래, 태오 말이 맞아.” 그녀는 고개를 들어 시선을 최지유와 진경훈 쪽으로 돌렸다. 다른 사람들도 자연스레 그 시선을 따라갔다. 최지유는 웃고 있었는데 그동안 보여주던 냉담하고 도도한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눈매가 부드럽게 휘며 환하게 웃는 모습이었다. 평소에는 가까이 다가가기 힘든 ‘얼음 여왕’ 같던 그녀가 이렇게 따뜻하게 웃는 모습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진경훈 역시 외모로만 치면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이었다.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게다가 누구도 지금까지 최지유를 저렇게 웃게 만든 적은 없었다. 모두가 순간 말을 잃었다. 시끌벅적하던 와이너리가 순식간에 조용해졌을 만큼. 그때, ‘쨍그랑’하고 잔이 바닥에 부딪히는 맑은 소리가 정적을 깨트렸다. 모두가 고개를 돌려 보니 이태오의 앞에 와인잔이 깨져 있었다. 언제 떨어졌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의 얼굴에 감정을 읽기 어려운 기색이 스쳤고 주변의 시선이 몰리자 이태오는 태연한 척 고개를 돌려 직원에게 ‘여기 좀 치워주세요’라고 말했다. 아무도 이태오가 어떻게 잔을 떨어뜨렸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오직 주미현만 그 장면을 똑똑히 봤다. 술에 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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