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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이웃은 한수혁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걸 확인하자, 얼굴에 노골적인 혐오를 드러냈다. “이렇게 큰일이 있었는데도 모른다고요? 남자 친구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회사 대표라면서 장례비 조금 쓰는 것도 아까웠나 봐요? 역시 가진 사람일수록 더 인색하다니까. 그러니 지은이가 당신 같은 사람하고는 결혼하기 싫어하는 거잖아. 벌써...” 결혼식 당일 다른 일정이 생긴 최지은은 이미 결혼식이 취소됐으니 오지 않아도 된다고 미리 이웃들에게 알렸다. 외할머니 체면을 생각해 굳이 사람들이 험담을 늘어놓는 상황은 만들고 싶지 않았다. 세상을 떠난 외할머니마저 욕되게 할 수는 없었다. 지금 이웃이 이런 이야기를 꺼내자 최지은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고 혹여 한수혁에게 불필요한 사실이 알려지는 것도 원치 않았다. 최지은은 문을 열고 나가 이웃의 말을 끊으며 미안한 눈길을 보냈다. “죄송해요, 아주머니. 소란 피워서 신경 쓰이셨죠.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안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수혁을 경계하듯 훑어보고 최지은을 향해 말했다. “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부르면 돼.” 최지은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안미진이 돌아간 뒤, 한수혁은 죄책감에 젖은 얼굴로 최지은을 바라봤다. 눈빛에는 후회가 가득했다. “지은아, 이렇게 중요한 일을 왜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알려만 줬어도, 내가 바로 일 제쳐두고 달려왔을 거야.” 최지은은 담담하게 그의 얼굴을 마주했다. 눈빛에는 흔들림조차 없었다. “그랬다간 네 기분만 망치잖아. 바쁜 와중에 겨우 낸 시간인데, 내가 어떻게 그걸 깨뜨릴 수 있겠어.” 순간 한수혁의 얼굴빛이 하얗게 질렸고 눈동자에는 불안이 스쳤다. “지은아, 나 진서연이랑 같이 있으려고 그런 게 아니라 거래처 접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데리고 간 거야. 그냥 경험 쌓으라고 곁에 둔 것뿐이야.” 최지은은 그저 고요하게 그를 응시했다. “그래, 한 대표는 참 오지랖도 넓네.” 협력사 실습생까지 그렇게 세심하게 챙긴다니. 순간 말문이 막힌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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