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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최지은의 얼굴은 평온했고 속내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나도 혼자 마음을 다잡을 시간이 필요해. 그래야 결혼식 날 괜한 감정을 드러내지 않겠지.” 설명은 그럴듯했다. 그제야 한수혁의 의심은 조금 가라앉았다. “하지만 널 혼자 두는 게 마음에 걸려. 내가 여기 남아 곁에 있어 줄게.” 그는 혹시라도 최지은이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될까 불안했다. 반드시 옆을 지켜, 다른 사람이 불필요한 말을 건네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한수혁이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최지은은 가볍게 뿌리쳤다. 그렇게 대놓고 외면당하자, 그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어두운 기색이 스쳤다. 그래도 화를 꾹 누르며 부드럽게 불렀다. “지은아...” 최지은은 그의 말을 끊으며 차갑게 뱉었다. “난 네가 여기서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돼서 그래.” 그녀는 곧장 발걸음을 옮겨 안으로 들어갔고 한수혁도 서둘러 뒤를 따랐다. 거실에 들어서자, 정면에 걸린 영정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생전의 어르신은 근엄한 교사였다. 오직 최지은 앞에서만 온화한 모습을 보였을 뿐, 평소엔 늘 진지하고 엄격했다. 한수혁은 영정을 보는 순간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사진 속 날카로운 눈빛이 마치 그의 모든 죄를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그는 억지로 자세를 고쳐 앉았지만 여전히 누군가의 매서운 시선이 등을 겨누는 듯 등골이 서늘했다. 최지은은 그런 그의 위축된 모습을 보며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 그녀는 확신했다. 한수혁은 이 집에서 이틀도 버티지 못하리라는 것을. “외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내가 막 집에 들어왔거든. 조금 전까지만 해도 네 얘기를 하면서 꼭 한번 만나고 싶다고 하셨는데, 내가 너한테 전화하는 그 잠깐 사이에 눈을 감으셨어.” 한수혁은 흠칫하더니 급히 변명했다. “그때 너무 바빠서 네 전화를 못 받았어.” 최지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아. 그땐 회의 중이었지. 대신 전화를 받은 건 진서연이었어. 그래서 내가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전해달라고 했는데, 걔는 편히 가신 거니 복 받은 거라고 말하더라.” 그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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