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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세수를 마친 최지은이 침대에 누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노크 소리가 울렸다. “지은아, 거실이 너무 추워서 그러는데 나도 안에 들어가서 같이 자면 안 돼?” 한수혁의 목소리에는 화해를 바라는 기색이 묻어 있었다. 그는 최지은이 마음을 누그러뜨려 자신을 방에 들여보내주길 기대했다. “나 아직 병이 다 낫지 않았거든.” 그는 그녀가 그렇게까지 모질게 아픈 사람을 내칠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 그러나 곧장 차갑고 무심한 목소리가 안에서 흘러나왔다. “외할머니는 생전에, 결혼도 안 한 남녀가 같은 집에 묵는 걸 제일 싫어하셨어. 우리 아직 혼인신고도, 결혼식도 안 했잖아. 너 정말 외할머니를 화나게 하고 싶어?” 한수혁은 잠시 침묵했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더욱 강렬해진 듯해, 숨이 막혔다. 결국 그는 한숨을 내쉬며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에는 억눌린 짜증이 피어올랐다. 오늘 간신히 열은 내렸지만 아직 감기가 낫지 않았다. 이런 추운 날에 또다시 소파에서 자면 내일은 분명 더 심해질 터였다. 물론 감기 따위는 대수롭지 않았다. 오히려 아픈 모습을 보이면 최지은이 불쌍히 여겨 다시 마음을 돌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한겨울 같은 거실의 냉기였다. 그녀의 차가운 태도와 겹쳐져 더욱 견디기 힘들었다. “지은아, 그럼 안 들어갈게. 대신 이불이라도 하나 줄래?” 그러자 방 안에서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날카롭게 튀어나왔다. “외할머니께 사죄한다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편히 잘 생각부터 해?” 한수혁은 난처하게 코끝을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오늘 운성 기온이 많이 떨어졌어. 나 아직 감기도 다 안 나았잖아.”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때도 날씨가 엄청 추웠어. 그때 난 밤마다 홀로 상을 지켰어. 며칠을 제대로 자지도 못했고.” 그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미안해. 다 내 잘못이야.” 최지은은 더는 대답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한수혁은 문 앞에 한참 서 있다가 결국 거실로 향했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서도 애써 시선을 영정 사진에 두지 않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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