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어느새 분위기가 묘하게 조용해졌다. 주변 사람들이 슬쩍슬쩍 그녀들을 바라보고 있는 걸 느낀 최지은은 등줄기에 서늘한 기운이 스며드는 걸 느꼈다. ‘설마 그런 우연이 있을까?’ 그녀는 소유정과 눈을 마주쳤다. 이상함을 느낀 두 사람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고 고급 맞춤 슈트를 입고 마치 일반인들의 세계로 내려온 귀족처럼 그들 뒤에 서 있는 강도윤을 발견했다. 그의 모습은 주변 환경과 이질적인 대비를 이뤘다. “이런 우연도 있네요, 강 대표님.” 소유정이 인사를 건네며 자연스레 분위기를 풀려고 먼저 입을 열었다. 강도윤의 시선은 살짝 민망한 표정의 최지은에게 고정되었다. 그는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우연이네요. 마침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누가 제 험담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최지은은 그대로 땅굴이라도 파고 들어가고 싶었고 소유정도 민망함에 웃으며 말을 얼버무렸다. “강 대표님, 착각하신 거예요. 조금 전 최 대표가 강 대표님 칭찬한 거였거든요. 다만 표현 방식이 조금 독특했을 뿐이에요. 하하...” 강도윤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럼 칭찬해 주신 최 대표님께 감사 인사라도 드려야겠네요.” 최지은은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려 강도윤의 눈길을 피하며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그렇게 예의 차리실 필요까지는 없어요.” 막 주차를 마치고 온 서민준은 최지은의 말을 듣고 자연스럽게 두 사람과 마주한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럼 편히 앉을게요.” 소유정과 최지은은 동시에 입을 다물고 조용해졌다. 서민준은 자리에 앉은 뒤 아직 앉지 않은 강도윤을 보고 옆자리 의자를 끌며 말했다. “형, 빨리 앉아요. 저 배고파 죽겠어요.” 강도윤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민준 옆에 앉았다. 이윽고 최지은과 소유정이 먼저 주문한 꼬치구이가 테이블 위로 올랐다. 서민준은 다른 사람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젓가락을 들었고 강도윤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다.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걸 깨달은 소유정은 이내 접대 모드로 들어갔다. “강 대표님, 이 집 꼬치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