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최지은은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냥 살짝 박은 건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서민준이 고개를 빼꼼 내밀며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최 대표님, 혹시 롤스로이스의 부품은 차의 가격과 정비례라는 거 아세요?”
최지은은 고개를 저었다.
차란 그녀에게 단순한 이동 수단일 뿐 관심조차 없던 분야였다.
서민준은 몇 초 고민하더니 능청스럽게 말했다.
“쉽게 말하면 3억짜리 심장, 1억 5천짜리의 신장, 4억짜리의 골수가 한 달 수입이 몇백만 원인 저에게 달린 거랑 같은 이치예요.”
최지은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얼굴이 굳어졌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그날 강도윤 차의 뒤 범퍼 전체가 날아갔던 것이 떠올랐다.
비록 손에 여유 자금은 있었지만 그 자금은 도성으로 돌아가서 새로 창업하려고 준비해 둔 시드머니였다.
추돌 사고는 명백히 그녀의 과실이었으니 최지은은 고개를 떨구고 씁쓸하게 웃었다.
“강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보험으로 처리하고도 부족한 비용은 제가 책임지고 다 부담할게요.”
강도윤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 말에 식욕이 완전히 사라진 최지은은 꼬치 몇 개만 대충 집어먹고 술잔도 손에서 놓았다.
소유정은 갑자기 회사 연락을 받아 복귀했다.
길가에서 대리기사를 부르려던 최지은의 앞에 서민준의 차가 조용히 멈춰 섰다.
뒷좌석 창문이 내려가며 강도윤의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낮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타요.”
최지은은 고개를 저으며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요. 이미 대리기사 불렀어요.”
강도윤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같은 자리에서 술 마셨는데 만에 하나 최지은 씨한테 무슨 일 생기면 나도 책임을 져야 해요.”
그는 말없이 뒷좌석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려 최지은을 안내했다.
그 거대한 그림자가 그녀를 완전히 감싸안으며 압박을 가해왔다.
강도윤의 기세에 눌린 최지은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히 차에 올랐다.
차 안은 고요했다.
강도윤은 눈을 감고 조용히 휴식을 취했고 최지은 역시 머릿속이 복잡해 아무 말 없이 창밖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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