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화
“지은이가 이 기간에 큰 공을 세웠으니 네가 좀 더 시간을 내서 곁에 있어 줘. 괜히 이쪽으로만 들락거리다간 눈치챌 수도 있어. 그땐 일이 커져서 골치 아파질 거야.”
채서희의 말에 진서연은 뒤에서 이를 악물었다.
한수혁은 말없이 해장국을 받아 들고 단숨에 들이켰다.
그의 눈매엔 지울 수 없는 근심이 서려 있었다.
“왜 그래? 지은이랑 다퉜어?”
채서희가 곧바로 물었지만 한수혁은 묵묵부답이었다.
진서연은 속으로 은근히 기뻐했다.
자신이 예상했듯 최지은은 쉽게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채서희가 집요하게 캐묻자 결국 한수혁은 최지은의 냉담한 태도를 털어놓았다.
그 말에 채서희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원래도 한수혁이 최지은을 늘 감싸고 돌던 게 못마땅했던 그녀는 드디어 약점을 잡은 듯 열을 올렸다.
채서희는 한수혁이 최지은을 손에 꽉 잡고 살길 원했다.
“어차피 곧 결혼할 건데 이 결혼을 엎기라도 하겠어? 할머니 돌아가신 건 네 탓도 아니잖아. 다만 끝까지 배웅해 주지 못했을 뿐이지. 남자가 바깥일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건 당연한 일인데 지은이가 네 인간관계까지 간섭하려 드는 건 지나친 거야. 이번 일로 기선 제압하려는 거야. 네가 물러서면 결혼하고 나서는 날개라도 단 듯 더 날뛰겠지.”
한수혁이 의외로 잠자코 그녀의 말을 듣자 채서희는 그 틈을 타 한꺼번에 쏟아내듯 말했다.
한편 진서연은 한쪽에 서서 조용히 그 광경을 지켜보며 어부지리처럼 상황을 누리고 있었다.
그날 이후, 한수혁은 일부러 최지은에게 연락을 끊으며 문자도 전화도 하지 않았다.
며칠이 흘러 결혼식까지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지만 최지은은 여전히 연락해 오지 않았다.
그 기간 내내 한수혁은 일부러 진성준 일행과 어울리며 소문을 통해 일부러 소식을 흘리게도 했다. 그러나 최지은은 이미 포기라도 한 듯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연락을 취해오지도 않았다.
분노로 가득 찬 한수혁은 진성준 일행에게 본인의 기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을 아는 진성준은 뻔뻔하게 한수혁에게 다가와 충고를 늘어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