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너무 후회되어 그때의 그 기억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바깥세상이 엉망진창이 되었을 때 심은우는 그제야 호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는 숙취가 심했고 집에도 돌아가지 않았으며 휴대전화는 배터리가 없었다. 심지어 회사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세민 그룹이 발칵 뒤집혔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허지호가 그 사실을 전달했을 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기분이었다.
조도현은 점심 약속이 있었다. 그가 레스토랑에서 나와 차에 오르자 손태호가 그에게 기사를 보여주었다. 그 기사가 윤지현과 관련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조도현은 무심한 얼굴로 기사를 읽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한기가 느껴졌다.
“심씨 가문에서 구씨 가문을 굉장히 좋아하나 보네요. 앞으로 자금이 모자라도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꿔줄 테니 그쪽에서 신청한 대출은 막는 게 좋겠어요.”
조도현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그의 말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 이미 1차로 대출금을 지급했고 곧 2차 대출금을 지급할 예정인데 이 타이밍에 지급을 멈춰서 자금줄이 막힌다면 프로젝트가 실패할지도 모릅니다.”
“그들을 얕보는 건가요? 심은우 씨와 구서희 씨의 약혼을 위한 프로젝트인데 자금이 부족하면 장기를 팔든 피를 팔든 알아서 하겠죠. 우리는 그냥 지켜보면 돼요.”
“...”
‘대표님, 공과 사는 구분하셔야죠!’
손태호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손에서 땀이 났다.
조도현은 귀국해서 대표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 자금은 조도현이 귀국하기 전, 부대표가 주도하여 결정한 것이었다. 그렇다는 것은 이미 관련된 인맥과 이해관계가 확실히 정리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지금 이때 조도현이 갑자기 대출을 막겠다고 한다면 부대표와 부대표 라인의 사람들은 조도현이 본인들을 겨냥하여 그러는 것으로 생각할 게 뻔했다.
그러나 그가 뭐라고 하든 소용없을 것이다. 조도현은 이미 마음을 굳게 먹은 듯했다.
레스토랑에서 회사로 돌아가는 길에 조도현은 재심사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세민 그룹이 최근 연일 여론에 휩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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