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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구형준은 부아가 치밀어올랐다. “네가 먼저 서희를 건드렸으면서 이제 와서 싫다고? 사람이 왜 그렇게 양심이 없어? 서희가 언제 칼 들고 너를 협박했어? 이제 와서 서희랑 결혼하지 않겠다고? 그건 윤지현 씨에게도 서희에게도 못 할 짓이야!” 심은우가 말했다. “난 내게 잘못이 없다고 한 적이 없어.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건 내 아내야.” 구형준은 화가 치솟아 올라서 말문이 턱 막혔다. 그들의 목소리는 비록 크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대화를 언뜻언뜻 들을 수 있었다. 심은우가 사랑하는 사람은 아내라는 말이 구서희의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그것은 마치 지옥에서 뻗어져 나온 더듬이처럼 그녀의 영혼을 따라 끊임없이 기어오르는 듯했다. 심은우는 몸을 돌려 식탁 쪽으로 돌아간 뒤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결혼 얘기는 더 이상 언급하지 마세요. 동의할 생각 없으니까요. 그리고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하면 좋겠지만 중지하겠다고 해도 이견은 없습니다.” 심은우는 그렇게 얘기한 뒤 식탁 옆으로 걸어가서 강혜경을 힐끗 보았다. “돌아가요. 우리끼리 할 얘기가 있잖아요.” 당연히 운성을 발칵 뒤집어놓은 헛소문에 관해서 얘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구씨 가문 사람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넋을 놓은 채로 서 있는 구서희와 심은우와 그나마 사이가 좋은 편이던 구형준을 제외하면 다들 심은우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심은우, 우리 구씨 가문 사람들이 그렇게 만만한 줄 알아? 이게 네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하면 끝나는 일이냐고! 꿈도 꾸지 마. 우리 서희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다면 프로젝트가 물 건너가는 건 물론이고 앞으로 우리 두 집안은 원수가 될 거야!” “심씨 가문에서 내뱉은 말을 다시 주워 담으려고 한다면 윤지현과 그 여자의 가족들 전부 운성에서 사라지게 될 줄 알아!” “우리 딸이 혹시라도 안 좋은 선택을 한다면 당신들 전부 가만두지 않겠어요! 심은우가 여자들을 실컷 농락하다가 버린 나쁜 놈이라는 걸 운성 사람들 모두가 알게 할 거예요!” … 격앙된 목소리로 그들을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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