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화
“우리가 이혼한다면 구서희도 더는 날 물고 늘어지지 않겠지. 두 사람이 뭘 어쩌든 이젠 나랑 상관없어. 그러니까 잘 생각해 봐.”
윤지현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고 심은우는 예전만큼 격렬하게 반대하지 않았다.
마치 병을 앓고 있는데 더 이상 약은 없고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처럼 불만이나 원통함 등 격렬한 감정들은 서서히 침전하여 사라졌다.
심은우는 고유진의 집에 오랫동안 앉아 있었고 그곳을 떠날 때까지 이혼에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 밝히지 않았다.
만약 그와 함께 입장을 밝힐 생각이 있다면 연락하라고만 했다.
...
협조적인 심은우의 태도에 폭탄을 터뜨릴 준비를 했던 두 사람은 조금 당황했다.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그들이 뭔가 손을 쓰기도 전에 적들 중에 변절자가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핵심 인물인 심은우가 변절했다.
“어떻게 할까? 원래 계획대로 진행할 거야?”
마음이 조금 약해진 고유진은 윤지현에게 선택권을 주었다.
윤지현은 생각에 잠기더니 별안간 고개를 들어 어느샌가 어두워진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고프니까 일단 저녁부터 먹자.”
“...”
윤지현은 절대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
고유진은 그런 윤지현의 모습에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그래. 밥부터 먹자.”
밤 10시.
세민 그룹 공식 계정의 게시물 중 강혜경의 기자회견 영상 아래 어느샌가 고정 댓글이 하나 달렸다.
그것은 윤지현이 단 댓글이었다.
그녀는 직접 영상을 찍어 강혜경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반박했다.
그렇게 또 한 번 여론이 들끓었다.
네티즌들은 빠르게 윤지현의 영상을 공유했고 수많은 이들이 모여들어 막장 드라마와 같은 재벌들의 진흙탕 싸움을 구경했다.
영상 속 윤지현은 단정하고 우아하며 말투도 부드러웠다. 그녀는 아주 차분하게 그녀와 심은우의 사랑 이야기를 말했다.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에 빠졌는지, 어떻게 여러 가지 곤경을 헤치고 결혼했는지, 구서희가 두 사람 사이에 어떻게 끼어들었는지... 그녀는 마치 책을 읽듯 조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