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7화
맑던 눈빛이 순식간에 진득해졌다.
그는 별안간 새벽에 나누었던 키스를 떠올렸다.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딸기 케이크보다 더 달콤했던 그 키스는 한 번 맛보면 인이 박일 것 같았다.
조도현은 가까이 다가가서 윤지현의 입술에 입을 맞추려다가 우뚝 멈춰 섰다.
그의 안에서 이성과 욕망이 싸우고 있었다.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흠뻑 빠져들고 싶었다.
지금 이 순간, 시간이 전부 멈춘 것만 같았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조도현은 작게 한숨을 쉬더니 그곳을 벗어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손을 뻗어 넥타이를 느슨하게 잡아당긴 뒤 얼음물을 마셨다.
그의 뒤에서 윤지현은 아주 티 나게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
심지어 고개가 기울어진 각도도 매우 어색했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그렇게 만든 것만 같았다.
1분 뒤, 윤지현은 손에 살짝 힘을 주었다.
10분 뒤, 윤지현은 아주 빠른 속도로 담요를 머리끝까지 끌어 올렸다.
심장이 10분 넘게 미친 듯이 뛰어서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마치 호흡을 제외한 몸의 모든 것이 붕 떠 있고 심장만 남아서 뛰는 듯했다.
무척 피곤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조도현은 비록 참을성 있게 고민했지만 그의 아래에 있는 그녀는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조도현은 그녀가 깨어날 거라는 가능성은 전혀 해보지 않은 걸까? 그녀가 숲속의 잠자는 공주도 아니고, 그가 키스해 주어야만 깰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사실 윤지현은 조금 전 눈을 번쩍 떠서 그를 무안하게 만들고 싶었다.
‘왜 날 이렇게 괴롭히냐고!’
잠시 뒤 차분해진 윤지현은 다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더 지나야 약기운이 그의 머리와 몸에서 완전히 사라질까?
...
비행기가 운성에 도착하고 나서야 윤지현은 깨어난 척했다.
물론 그녀의 얼굴에서 보이는 고단함과 옅은 죽음의 기운은 그녀를 굉장히 피곤해 보이게 했다. 미치기 직전의 사람은 늘 그랬다.
조도현은 그녀를 힐끔 보았다.
“잘 잤어?”
윤지현은 손으로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너무 피곤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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