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9화
그녀의 동공이 심하게 떨렸다.
마치 뇌 속에서 대지진이 일어나기라도 한 것 같았다.
‘고유진, 완전히 미쳤네!’
그러나 윤지현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조도현이 마치 중요한 거래를 앞둔 사람처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 같다는 점이었다. 그는 팔짱을 두르고 뒤로 몸을 기대면서 미간을 찌푸리더니 심사숙고한 뒤 결론을 얘기했다.
“음, 그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한순간의 충동으로 헛소리를 한 고유진은 조도현의 태도와 당장이라도 기절할 듯이 구는 윤지현을 보고 자신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 그렇죠?”
결국 고유진은 어쩔 수 없이 웃으면서 대충 얼버무린 뒤 그 화제를 끝내려고 했다.
그러나 판도라의 상자가 그렇게 쉽게 닫힐 리가 없었다. 조도현이 말을 이어갔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지만... 윤 비서가 워낙 간이 작아서 말이죠. 아마 그럴 용기가 없을 거예요.”
조도현은 그렇게 말하면서 윤지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윤지현은 이 순간만큼은 자기 배짱이 좋다고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그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고유진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팔을 식탁 위에 올리더니 조도현 쪽으로 살짝 가까이 다가가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면... 혹시 지현이 간이 크면 가능하다는 말인가요?”
조도현은 대답하지 않고 매우 덤덤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전 간이 꽤 커서요.”
고유진은 조도현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더니 손목에 찬 염주를 보여주면서 말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전 변호사이기도 하지만 부업으로 귀신을 물리치기도 해요. 어렸을 때 저는 몸이 허약해서 병치레가 심했어요. 점쟁이는 제가 18살을 넘기지 못할 거라고 했죠. 저희 할머니는 그 동네에서 꽤 유명한 무당이었는데 제가 오래 살 수 있도록 온갖 비법을 전수해 주셨어요.”
“...”
조도현은 피식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유진은 그가 멀어지자 서둘러 윤지현을 향해 빨리 도망치자고 눈빛을 보냈다.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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