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화
윤지현은 눈을 살짝 떴다.
“일단 너부터 남자 친구를 사귀고 말해. 모태 솔로면서 항상 노련한 척한다니까.”
고유진은 입술을 뻐끔거리다가 결국 포기했다.
...
윤지현은 아침 8시에 겨우 기상했다.
3시에 자고 8시에 일어나서 9시에 회사에 도착한 윤지현은 탕비실에서 커피를 끓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목숨을 연명해주는 물을 끓이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잠시 뒤 그녀가 그녀의 삶보다 더 쓰게 느껴지는 커피를 들고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조도현은 이미 회사에 출근한 상태였다.
손태호의 사무실 문이 열린 걸 보면 알 수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손태호가 윤지현보다 더 피곤할 것이다. 적어도 윤지현은 손태호처럼 24시간 대기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한 윤지현은 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사무실로 돌아와 앉은 지 2분도 되지 않았는데 손태호가 찾아왔다.
“지현 씨, 다크써클이 심한데요? 얼굴도 부은 것 같군요. 이틀 동안 많이 피곤했나 봐요.”
“말도 말아요.”
윤지현은 많은 일이 있었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녀는 전석강이 저지른 짓을 얘기하고 싶었지만 조도현이 약을 탄 물을 마셨던 걸 언급한다면 그녀도 그 일에 휘말렸다는 것을 얘기해야 했다. 게다가 그걸로는 전석강이 얼마나 못된지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 윤지현은 고민 끝에 얘기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조씨 가문에서는 절대 전석강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취할지는 그녀가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손태호는 자리에 앉아 윤지현과 업무에 관해서 의논했다. 그는 마지막쯤에 떠보듯 물었다.
“대표님께서 지현 씨를... 난처하게 한 적은 없죠?”
“없는데요.”
윤지현은 웃었다.
“왜 그런 질문을 하세요? 혹시 평소 출장을 가시면 태호 씨를 괴롭히나요?”
“그건 아니에요. 사실 대부분은 잘해주세요.”
“그건 그래요.”
가끔가다가 골치 아프게 구는 걸 빼면 그랬다.
두 사람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면서 웃었다. 비록 뭘 공감하는 건 모르겠지만 하여튼 공감되었다.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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