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화

반형서가 대답했다. “그럼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웃으면서 조도현의 어깨를 툭툭 두드린 뒤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방 안에는 문이 두 개 있었다. 반형서에게 찾아달라고 부탁했던 사람이 바로 안에 있었다. 반형서는 그에게 이유를 묻지 않았다. 그가 알고 있는 유일한 점은 이 일이 구씨 일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뿐이었다. 조도현은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백발이 성성하고 초췌한 얼굴을 한 중년 여성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멍한 눈빛으로 조도현을 한동안 넋 놓고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뜬금없이 말을 건넸다. “내 아들도 너처럼 잘생겼는데.” 조도현은 예의 바르게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칭찬 감사합니다.” ... 테라스. 윤지현은 힘없이 머리를 짚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전설 같은 이야기를 무려 10분 동안 들었다. 사람들은 아주 생생하고 실감 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들이 가장 많이 한 말은 윤지현의 잠자리 스킬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었다. 그중 가장 어처구니없었던 것은 윤지현이 이미 실전된 엄청난 잠자리 스킬로 남자를 유혹한다는 것이었다. 여윤아는 처음에 윤지현을 위로하다가 점점 계속 듣고 싶어졌다. “자기야, 자기 정말 대단하다. 좋은 것들은 혼자만 알고 있으면 안 돼.” 여윤아는 윤지현의 어깨에 기대어 애교를 부렸는데 굉장히 요염했다. 게다가 그녀는 오늘 피부가 아주 하얗게 보이는 녹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 윤지현은 잔 안에 든 술을 한 번에 비웠다.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간 그녀는 심각한 표정으로 사람들 앞에 서더니 염주 팔찌를 낀 손을 들면서 갑자기 뭔가를 점치듯 손짓했다. 사람들은 처음엔 머쓱해하더니 이내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뭘 하는 걸까? 윤지현은 잠시 뒤 깊은 한숨을 내쉬면서 그들을 향해 말했다. “일주일 내로 여러분께 한 차례 재앙이 찾아올 거예요.” 말을 마친 뒤 그녀는 떠났다. 남은 사람들은 전부 넋이 나가서 입을 떡 벌리고 있다가 이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여윤아는 미친 듯이 웃어대다가 여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