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화
조도현을 좋아하지 않는 게 아니라 좋은 결말이 없을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좋아할 수가 없는 것이다.
공포 영화 속 주인공들도 끝까지 살아남으려고 발악하는데, 윤지현에게는 로맨스가 세계 종말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윤지현에게는 살아남으려는 일말의 욕망도 없는 듯했다.
그렇다고 해서 윤지현이 조도현에게 전혀 설레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술 좀 가져올게.”
짜증이 난 고유진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주방으로 향했고, 윤지현은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
그녀의 착각인지 몰라도 또다시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자세히 들어보면 또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까 너무 충격을 받아서 환청이 들리는 건가?’
고유진은 이내 주방에서 차가운 맥주를 들고나왔다.
“조 대표님은 선을 보라고 하고 우리 지현이는 나랑 재밌게 놀자.”
윤지현은 고유진이 건넨 맥주를 건네받았다.
그녀는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맥주병에 맺힌 물방울들을 닦으면서 말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조 대표님... 사람은 좋아. 크게 모난 곳도 없어. 그런데 그 정도 신분이면 사실 결혼이 혼자만의 일은 아니잖아? 그리고 또 본인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도 있을 거고.”
“그런데 너 심은우랑 만날 때는 그렇게 깊이 생각해 본...”
빌어먹을 심은우를 언급하게 되자 고유진은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아니, 그것보다 조 대표님은 남자를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너 예전에 나한테 확실하다고 그랬었잖아.”
“그... 그건 내가 좀 오해를 한 것 같아...”
윤지현은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그녀는 본인이 동성애자인 심은우의 성향을 바꿀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윤지현은 이내 엄숙한 표정으로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어쩌면 바이인 걸지도 모르겠어.”
“...”
고유진은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술을 들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았고 결국 고유진이 먼저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윤지현을 퍽 쳤다.
“바이는 무슨? 조 대표님은 도도하고 금욕적인 사람이라고. 내 상상 속 조 대표님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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