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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윤지현은 애써 침착한 척했다. 그러나 뇌에 박힌 기억들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눈빛이 흐려지고 볼이 뜨거워졌다. 이 상황에서 그런 기억이 왜 또 떠오른 건지? “아무튼 마시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녀는 말을 더듬었고 조도현은 모른 척하며 순순히 술잔을 내려놓았다. “알았어. 안 마실게. 말 들을게.” 부드러운 그의 말 한마디가 그녀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순간, 그녀는 멍한 표정을 지었고 얼굴이 연지를 바른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녀의 이상한 낌새를 그도 이내 알아차렸다. “술도 안 마신 사람이 왜 술에 취한 모습이야? 얼굴은 왜 이렇게 빨개? 혹시 감기라도 걸렸어?’ 그가 손등으로 그녀의 이마와 뺨의 온도를 측정했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매혹적인 남성미가 풍겨왔다. 윤지현은 가만히 서서 눈을 가늘게 뜬 채 그의 입술과 목젖, 쇄골을 훑어보았다. 자신은 인내심이 많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여자라고 생각했었다. 남자한테 반해 일을 그르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남자 앞에만 서면 자꾸만 가슴이 설레고 마음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괜찮아요.” 그녀는 급히 뒤로 물러나며 설레는 마음을 가라앉혔고 피곤한 얼굴로 이마를 짚었다. ‘그래. 오랜 시간 남자를 사귀지 않아서 그런 거야.’ 그녀는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윤 비서, 정말 괜찮은 거야?” 조도현이 뒤에서 가까이 다가왔고 그녀는 냉큼 그의 손길을 피했다. “괜찮아요. 아무 일도 없어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이내 화제를 돌렸다. “대표님, 방금 대표님께서 지면 송은서의 할머니가 어디 계시는지 알려주신다고 했잖아요.” “앉아서 얘기해.” 그가 소파 쪽으로 걸어갔다. 반면, 윤지현은 따라가지 않고 서랍장 옆에 있는 높은 의자에 앉았다. 자신과 멀리 떨어져 있는 여자를 보며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예 화장실에 앉아 있지 그래? 확성기로 대화하게.” ...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 한구석에 다가가 앉았다. 지금 그녀는 그가 두렵기도 했고 자신도 두려웠다. 조도현은 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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