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화
“대표님, 오셨어요.”
윤지현은 조도현에게 인사를 건네며 단정하게 웃어 보였다. 그에게 잘 보이려는 것인지 아주 어색한 미소를 하고 있었다.
“...”
윤지현의 태도에 조도현은 조금 언짢아졌다.
그는 자리에 앉은 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큰 박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건 뭐지? 나한테 주려는 거야?”
윤지현이 서둘러 말했다.
“네. 제 마음이에요. 이번에 큰 도움을 주셨는데 어떻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 몰라서 제가 아끼던 청화백자를 가져와 봤어요. 부디 대표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요.”
조도현의 표정이 점점 더 차가워졌다.
윤지현이 말을 마친 뒤에도 조도현은 대꾸하지 않았다.
윤지현은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놓은 뒤 애써 미소를 유지했다.
분위기가 조금 얼어붙었다.
“우선 식사부터 하세요. 식으면 맛이 없을 거예요.”
진성주가 옆에서 말했다.
윤지현은 젓가락을 들었고 조도현은 언짢은 듯이 꿈쩍하지 않았다.
윤지현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조도현은 매우 불쾌한 듯했다.
설마 정말로 그걸 원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는 고유진에게 공을 돌렸다. 윤지현은 조도현이 대체 뭘 어쩌고 싶은 건지 알 수 없었다.
진성주의 요리 실력이 뛰어난 것도 사실이고 그가 준비한 전복도 굉장히 맛있었지만, 지금은 모래를 씹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너무 아까웠다.
잠시 먹은 뒤 조도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걸어갔다.
윤지현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그를 따라갔다.
조도현의 발코니는 작은 화원처럼 느껴질 만큼 컸다. 진성주는 식물을 키우는 걸 좋아해서 많은 걸 심었고 또 관리도 잘해서 풀 냄새와 꽃내음이 은은한 달빛 아래 밤바람을 통해 느껴졌다.
“앉아.”
조도현은 동그란 테이블 앞으로 걸어가더니 의자를 잡아당겨 먼저 자리에 앉은 뒤 윤지현에게 앉으라고 권했다.
윤지현도 의자를 끌어당겨 앉았다.
조도현은 나른한 자태로 의자에 기대고 두 다리는 편하게 꼰 뒤 먼 곳으로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윤 비서, 또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지금 해.”
윤지현은 어쩐지 목이 타들어 갔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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